인대 파열 부상 딛고 100회 완주
“조금 더 다채로운 모습 보여줄 것”

“처음 하는 복수극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대본도 재밌었어요. 대본 외의 깔린 감정이나 대사 사이의 감정들을 잡아가는 작업을 일일극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보여준 거는 처음 같았어요. 사랑도 아니고 증오도 아니고, 애증인데 인간 대 인간으로 정도 있고 마지막에는 시한부라고 하니 복잡 미묘했죠. 그래서 해석이 난무했는데 그것마저 좋았어요. 그런 부분이 새로운 작업이었습니다.”
KBS2 ‘여왕의 집’에서 강재인 역으로 열연했던 가수 겸 배우 함은정(사진)이 1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종영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는 완벽한 삶이라고 굳게 믿었던 여자가 인생을 송두리째 강탈당한 뒤 벌어지는 인생 탈환 복수극이다. 함은정은 YL그룹 최연소 디자인 팀장 강재인 역을 맡았다. 강재인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재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최고 시청률 11.9%(97회)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는 지난 19일 100회로 종영했다. 함은정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쉽지 않은 스케줄을 소화해야만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쉬는데 퐁당퐁당으로 쉴 땐 의상 선택을 미리 해뒀어요. 그리고 피부과도 가야 하고, 운동도 해야 했죠. 또 하루는 새 대본 암기하는 날로 써야 했어요. 일주일을 가득 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체력 방전을 처음 느꼈어요. 선배님들한테 물어보니 약(영양제)을 잘 챙겨드셨어요. 힘이 있어야 소리도 지르니까 영양제도 먹고 수액도 맞았죠.”
이러한 스케줄 속에서 함은정은 다리를 다치기까지 했다. 촬영 현장 입구에서 넘어졌고 인대가 파열돼 전치 8주가 나왔다. 인터뷰 당일에도 다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함은정은 “최대한 (부상 부위가 다른 곳에) 안 닿아야 해서 휠체어를 타기도 했다”며 “10년 전 티아라 시절에도 다쳤던 곳으로 그때 제대로 치료를 안 했나보다”고 말했다.
함은정은 ‘속아도 꿈결’(2021년), ‘사랑의 꽈배기’(2022년), ‘수지맞은 우리’(2024년)에 이어 ‘여왕의 집’까지 연이어 KBS 일일극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일일드라마의 요정이라는 애칭에 대해선 부담스러워했다.
“일일드라마 요정, 공주 이런 타이틀은 무겁잖아요. 저는 제가 ‘일일드라마의 일꾼’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주인공을 했지만 조연, 주조연도 넘나들면서 늘 시청자 옆에 친숙한 느낌으로 있고 싶어요. ‘여왕의 집’이 마라 맛이라면, 다음 작품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같다고나 할까요. 조금 더 따뜻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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