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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줘서 고마워요” 코리아오픈 챔피언 시비옹테크의 남다른 한국어 팬 서비스...“시상식을 위해 특별히 외웠다. 내년에도 한국 또 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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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2 00:01:17 수정 : 2025-09-21 23:48:40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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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줘서 고마워요”

 

올해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챔피언이자 코리아오픈 챔피언에 오른 이가 시비옹테크(2위·폴란드)가 한국 팬들에게 남긴 한국어 인사말이다. 외국인 스포츠 스타들이 한국을 찾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의 간단한 한국어 인사를 하는 것과는 다르게 준비한 티가 역력한 수준의 문장이었다. 시비옹테크의 현지 팬을 대하는 태도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시비옹테크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11위·러시아)에게 2-1(1-6 7-6<7-3> 7-5)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비옹테크의 한국행은 원래 지난해 예정되었다.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도핑 등의 문제로 출전 계획을 번복했다. 세계 톱 랭커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던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시비옹테크는 올해 1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이날 결승에서는 2시간 43분의 명승부 끝에 역전 드라마를 펼치면서 경기장을 찾은 9천여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1세트를 1-6으로 힘없이 내줄 때만 하더라도 컨디션 난조 속에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듯 했던 시비옹테크는 2세트부터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해 첫 한국 방문에서 기어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대회 기간에 비가 내려 20일 하루에 단식 8강과 4강을 연달아 치르는 체력적인 부담도 이겨냈다. 팬들 역시 결승전 내내 시비옹테크에게 더 많은 응원을 보내며 올해 윔블던 챔피언을 예우했다.

 

시비옹테크는 코트 위 인터뷰에서 먼저 우리말로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인사해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아버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저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아버지와 내년에는 함께 오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비옹테크의 아버지 토마즈는 1988년 서울올림픽 조정 종목에 폴란드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비옹테크는 “이번 대회 결과가 자랑스럽고 특히 오늘 매우 어려운 경기를 이겨서 의미가 남다르다. 경기 초반 잘 풀리지 않았고 위기 극복 순간이 여러 번 찾아와 그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점이 스스로 기특하고, 특히 막판에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마무리 지은 점이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서의 깜짝 한국어 팬 서비스는 역시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다. 시비옹테크는 “오늘 시상식을 위해 특별히 찾아보고 외웠다”라며 웃어보인 뒤 “막상 해보니 한국어는 특히 어려워서 별도 과외를 받지 않는 이상 습득은 힘들 것 같은데, 이번에는 딱 두 단어만 외웠지만 내년엔 더 유창한 말을 구사해보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시비옹테크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날씨만 빼고는 모두 좋았다”라고 입을 뗀 뒤 “서울에 있는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고, 한국에서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이를 위한 별도 시간을 미리 마련했다. 대회 기간엔 불가했고, 앞으로 이틀 정도 서울에 더 머물며 도시를 구경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시비옹테크는 내년에도 한국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스케줄상 WTA 500 대회를 많이 뛸 수 없어서 최대한 내가 좋아하는 대회는 가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모든 대회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좋아한다. 특히 WTA 500 대회는 조금 더 작은 규모로 가족과 같은 친근한 분위기라서 더 애정이 간다. 아시안 스윙 초반 중국을 가기 전에 여유가 있어서 이번 대회를 선택했고, 내년에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다시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재회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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