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녹취파일 AI 조작 의혹
與 “수사로 입증” 입장 되풀이
국힘 “아니면 말고식 괴담정치
차베스 사법장악 닮아” 공세 고삐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밀회동설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수사로 밝힐 사안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야당은 “사법부 장악 시도이자 범죄”라고 맞섰다. 여야가 정치 공방을 주고받는 사이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협치는 갈수록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21일 취임 100일 맞이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회동설을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에 대해 “김경호 변호사로 기억하는데, 그분이 조 대법원장을 고발했다”며 “수사 과정을 두고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 원내대표는 19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처음으로 (의혹을) 말씀하신 분이 그 근거, 경위, 주변 상황, 그런 얘기를 했었던 베이스(토대)를 얘기했으면 좋겠다”며 직접 언급을 자제했다.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회동설은 지난 5월 한 유튜브 채널이 제기했다. 이후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에서 일명 ‘제보 녹취’를 틀었다. 이달 16일 같은 당 부승찬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해당 의혹을 재차 거론했다. 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에게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발언했다는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부 의원이 제기한 의혹상 ‘이재명 사건’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을 가리킨다는 게 여권 내 주장이다. 이러한 의혹을 입증할 증거는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 서 의원이 틀었던 제보 녹취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조작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제보자들은 특검이 수사하면 나가서 얘기할 용의가 있다고 들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할 때 써먹었던 방식과 닮았다”며 대여 포문을 열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 괴담정치는 뿌리 깊다”며 “2008년 광우병 괴담, 2010년 천안함 폭침 음모론,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 괴담, 2022년 ‘첼리스트 술자리’ 의혹, 2023년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괴담까지 온갖 허위선동이 시간이 지나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조작된 음성파일을 들고 와 전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며 “사법부 장악을 위한 거대한 음모에서 비롯된 파렴치한 중대 범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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