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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H-1B 비자 수수료 100배로… 트럼프 비자 장벽 강화

입력 : 2025-09-21 18:10:28 수정 : 2025-09-21 22:47:27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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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인당 1000弗서 10만弗로 인상
트럼프 “비자 악용해 경제·안보 훼손”
신규만 적용… 국익 부합 땐 예외 인정
ESTA 수수료도 21弗서 40弗로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100배 증액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비자 수수료 증액이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될 것이며,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엔 개별 사례별로 예외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약 140만원)의 100배인 10만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새 수수료 규정은 9월21일 0시1분부터 발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골드카드 비자 행정명령 및 전문직 고용 비자(H-1B) 비용 부과 포고문 서명 행사에서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하며 연간 발급 건수를 8만5000건으로 제한한다. 기본 3년 동안 체류할 수 있고 연장하거나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연간이 아닌 신규 신청 때만 부과되는 일회성 수수료이며,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전날 1인당 1년 치라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발언으로 혼란이 커지자 번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H-1B 비자는) 미국 노동자를 보완하기보다 저임금·저숙련 노동력으로 대체하기 위해 악용돼 왔다”며 “체계적 남용을 통해 미국 노동자를 대규모로 대체하면서 경제 및 국가 안보를 훼손해왔다”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근거 수치도 제시했다. 백악관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H-1B 비자 노동자 비중은 2003년 회계연도 32%에서 최근 65%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한 기업의 경우 2025년 회계연도에 5189명의 H-1B 비자 승인을 받았지만 미국인 직원 약 1만6000명을 해고했다고 부연했다.

 

H-1B 비자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지만, 인재 유치에 필수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를 의식한 듯 백악관은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엔 개별 사례별로 예외를 허용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간 약속해온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할 경우 영주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비자인 ‘골드카드’ 프로그램 관련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 재무부에 100만달러를 납부하거나, 기업이 후원할 경우 해당 기업이 200만달러를 내면 새로운 골드카드 프로그램에 따라 신속한 비자 처리 혜택을 받는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500만달러를 내면 미국 밖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 미국에 연간 270일 체류할 수 있는 ‘플래티넘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무비자 전자여행허가제(ESTA·이스타) 수수료도 두 배 가까이 인상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달 30일 이후 이스타 허가 수수료를 기존 21달러에서 40달러로 높인다고 공지했다. 이스타는 관광 등의 목적에 한해 미국을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스타 유효기간은 2년으로, 이미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추가 수수료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약 170만명의 한국인 미국을 찾은 것으로 추산돼 부담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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