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에서 만취한 여성을 살해한 모텔 직원의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지난 1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영등포경찰서 강력6팀 박재현 경위, 안훈 경사,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펼쳤다.
KCSI가 공개한 사건은 출근한 아내가 3일 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남편의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실종자는 퇴근 후 동료와 술자리를 갖고 헤어진 뒤 택시에 탔지만 택시비 결제 내역은 없었다. 승차 1시간 후 택시를 탄 곳 인근에서 실종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모텔 카운터 전화번호였다.

이 모텔의 20대 남성 직원은 실종자의 번호를 모른다고 답했다. 모텔 사장과 다른 직원도 실종자나 실종자의 전화번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폐쇄회로(CC)TV도 고장났다고 했다.
인근 CCTV 확인 결과, 실종자는 택시 탑승 4분 후 한 건물 앞에서 내렸고 만취한 채 쓰러져 있었다. 한 시간 뒤 큰 쓰레기 봉투를 든 남성이 나타났다. 이 남성은 봉투를 내려놓은 뒤 실종자의 핸드백을 들고 사라졌고 이어 다시 등장해 실종자를 부축해 어디론가 데려갔다.
남성은 바로 실종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던 모텔의 직원이었다. 25세인 그는 격투기 사범 출신으로 강도 상해죄로 전과가 있는 인물이었다. 경찰이 찾았을 당시 이 남성은 모텔 금고 속 현금 600만원을 가져간 뒤 무단결근한 상태였다.

실종 신고 4일 후, 피해자는 모텔 지하 보일러실의 쓰레기통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접힌 몸이 침대 시트에 싸여 있었다. 경찰은 무단결근한 모텔 직원과 가장 많이 통화한 또래 여성의 휴대전화 기지국 실시간 위치를 추적했다. 이들은 훔친 돈으로 쇼핑 등 데이트를 하다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쓰러진 피해자를 보고 욕정이 일어나, 가방이 있는 곳을 안다며 유인해서 데려갔다고 말했다. 성범죄에 대해서는 시도만 했을 뿐이라며 발뺌했고, 피해자가 전화기를 내놓으라 행패를 부려 홧김에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모텔에서 피해자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 것은 피해자가 스마트폰을 돌려달라 하기에 아니라며 확인해보라 했더니, 모텔 카운터에서 전화했기 때문이라고.

애초 혼자서 시신을 물탱크에 유기하려던 범인은, 물탱크가 고장 나 침대 시트로 시신을 감싼 뒤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홀로 하기에 벅차서 동료에게 무거운 쓰레기라 말하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의 여죄도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 남성은 현관문이 열린 집을 찾아 20대 여성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다 잠에서 깬 남자친구를 폭행해 앞니 4개를 부러뜨렸고, 술 취한 여성을 물색한 뒤 옥상에 데려가 성폭행을 하기도 했다. 결국 범인은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참혹하게 망가트렸는데 형량이 이 정도라니”, “출소하고 나와도 40대인게 믿기지 않는다”, “동료 직원까지 공범으로 만드려고 했는데 형량이 고작…” 등 범인의 죗값에 비해 적은 형량에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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