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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동성애자든 아니든 모두 동등”…영화 ‘결혼 피로연’으로 전한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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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9 20:47:50 수정 : 2025-09-19 20:47:50
부산=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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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받는 일보다, 나한테 의미가 있거나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연기)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어서, 지금이 (인생의) 좋은 단계(시기)에요.”

 

배우 윤여정은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결혼 피로연’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배우 일을 60년 하다 보니, 이제는 나를 끌어당기는 작품을 택해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결혼 피로연‘의 감독 앤드루 안(왼쪽부터), 배우 윤여정, 배우 한기찬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결혼 피로연’은 ‘미나리’(2021)로 한국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의 두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이다.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이 1993년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 감독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작품은 게이 커플과 레즈비언 커플이 서로 짝을 바꿔 가짜 결혼을 준비한다는 내용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윤여정은 게이 손자 ‘민’(한기찬)의 한국인 할머니 ‘자영’ 역할을 맡았다. 

 

윤여정은 “앤드루가 처음 이 역을 제의했을 때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다”며 ”독립 영화는 돈을 너무 조금 준다는 걸 ‘미나리’ 때 알고 놀랐기 때문”이라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앤드루 안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의 작업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결혼 피로연’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윤여정, 한기찬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앤드루 안 감독은 19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3년에 원작을 본 것이 퀴어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이었는데,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되돌아보면 그 영화가 나를 감독의 여정으로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원작 개봉 때와 달리 동성 커플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일이 많아졌고, 퀴어 커뮤니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리메이크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원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제작자이자 공동 각본가로 참여한 제임스 샤머스 역시 원작 개봉 이후 사회 변화를 유기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그는 전했다.  

 영화 ‘결혼 피로연’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에는 ‘자영’이 한국에서 갑작스레 손자가 사는 미국 시애틀을 방문해 그의 약혼녀를 만나고, 이후 성대하게 폐백을 여는 장면이 등장한다. 앤드루 안 감독은 “10년 전 형이 결혼했을 때 폐백이라는 걸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며 “퀴어로서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영화를 통해 마치 나를 위한 한국식 결혼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올해 4월 외신 인터뷰에서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며 이 영화가 개인적인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동성애자이든 아니든 사람은 누구나 동등하다는 게 나의 신념”이라며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나라라 변화가 더디지만 진보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결혼피로연’은 24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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