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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안뜯겨 좋아했더니…밤마다 벅벅” 선선할 때 더 독하다는 ‘가을 모기’

입력 : 2025-09-19 07:41:31 수정 : 2025-09-19 07:51:49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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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모기 기승…전국 말라리아 경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절기상 ‘처서’가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모기가 계속 기승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여름 모기’라는 통념이 점차 사라지고 ‘가을 모기’가 대체할 전망이다.

모기 물린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19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여름철에 잡힌 모기(6691마리)보다 9~11월 둘째 주 가을철에 잡힌 모기(9234마리)가 더 많았다. 연구원은 매년 4~11월 서울 시내 50여 곳에 설치한 유문등(모기를 유인하는 등)에 채집된 모기를 주 1회씩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월~11월 둘째 주 사이 모기가 가장 많이 잡힌 주는 10월 다섯째 주(1265마리)였다. 이어 10월 첫째 주(1185마리), 10월 넷째 주(1124마리), 11월 둘째 주(1087마리) 등 순이었다. 4월부터 500마리를 넘지 않던 유문등 채집 모기 수는 6월 말~7월 초 800마리 안팎까지 치솟은 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10월 들어 1000마리를 넘어섰다.

 

월별로 살펴보면 가을 모기 증가 추세는 더 뚜렷하게 확인됐다. 지난해 월평균 모기 채집 건수가 가장 많은 달은 10월(1017.4마리)이었다. 11월(924.5마리), 7월(627.8마리), 9월(571.3마리), 8월(429.2마리)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10월 모기가 8월 모기의 2배를 넘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20년쯤부터 두드러졌다. 2015~2019년에는 2017년(9월 첫째 주)을 제외하고 매년 7월에 채집량이 정점을 찍었지만, 2020년 이후에는 2021년(6월 넷째 주)을 빼고 모두 10월이나 11월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서울 모기 채집 통계를 보면 여름철보다 가을철에 모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모기 퇴치 관련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첫 주(8월31일~9월6일) 디지털 모기 측정기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1만542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265마리)보다 25.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9월 둘째 주(2만9463마리)까지 누적으로 비교해도 전년 같은 기간(2만5900마리)보다 13.8% 증가했다.

 

모기의 활동 계절이 바뀐 것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온 동물인 모기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온은 26~27도다. 폭염 기세가 한풀 꺾이는 9월 가을 모기가 출몰하는 이유다. 피를 빨아먹는 성충 암컷 모기의 수명은 3주 정도지만, 기온이 오를수록 더 짧아진다. 기온이 30도 이상이면 2주, 33도 이상일 경우 일주일 남짓으로 줄어든다. 폭염이 극심해지면서 모기 번식지인 고인 물이나 물웅덩이가 유지되기 어려워지고 폭우에 산란 장소가 비에 씻겨 나가면서 모기 서식지를 줄인다.

 

감염병 매개 모기도 늘면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와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올해 첫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서 삼일열원충 감염이 확인된 바 있다. 추정 감염경로는 저녁 시간에 야외 활동으로 땀이 난 상태에서 휴식할 때, 매개 모기의 산란과 생육이 용이한 호수공원이나 물웅덩이 인근에 거주·산책하면서 모기에 물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밤 시간대 야외활동을 즐기고, 집 모기가 아니라 주로 바깥에서 활동하는 모기에게 물리면 더 가렵고 부푸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서 원충이 확인됐고 매개 모기의 개체 수도 증가 추세가 확인됨에 따라 환자 발생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위험 지역 지자체는 방제를 강화하고 위험지역 주민과 방문자는 야간 활동 자제, 긴 옷 착용, 기피제 사용, 취침 시 모기장 적극 활용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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