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전역에 22곳 압축도시…도시학자 경험 살려 발전 모색
역세권 반경 300·500m 대상…내년 9개 전략지구 시범 추진
법인·신탁사 등 참여 규제 완화…30조 경제효과·25만명 고용
“공간 대전환의 핵심인 역세권 복합개발을 시작합니다.”
17일 오전 수원특례시청. 이재준 시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 시장은 브리핑에서 “22개 역세권 특성에 맞춰 복합개발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며 “환승역 역세권에는 청년창업허브, 문화창조허브 등을 조성해 미래 성장 거점으로 삼겠다”고 발표합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관내 22개 전철역을 ‘콤팩트시티’로 고밀복합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겁니다.
◆ 쇠락한 역세권에 새 새명…‘15분 도시’ 구체화
인구 119만의 거대 도시인 수원시는 수도권 규제로 기업 유치와 경제 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 시장 취임 이후 ‘경제특례시’를 기치로 다양한 기업 유치 성과를 거두며 지역기업 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에 나섰지만 사람이 머물고 교통이 도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도시학자인 이 시장은 역세권에서 해법을 찾았습니다.
수원시에 따르면 시의 전철역은 현재 14개입니다. 진행 중인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GTX-C 등이 마무리되면 22개로 늘어납니다.

시의 역세권은 면적 대비로는 전체 면적의 5%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20%가 거주하며 유동인구의 4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건축물 노후화 비율이 70%를 넘고, 생활 기반시설(SOC)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업무·상업시설 비율이 낮아 쇠락한 원도심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고밀복합개발에서 시가 정한 역세권 범위는 승강장에서 반경 300m,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역·수원시청역의 경우 500m입니다. ‘15분 도시’ 개념을 적용해 생활·의료·교육·여가 서비스를 걸어서 해결하도록 했고, 공공주택·상가·오피스 등의 기반시설도 단계적으로 보강할 계획입니다.
수원시는 3년 전부터 도시에 새롭게 생명력을 부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렇게 보행밀도와 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역세권 개발을 모색합니다.
계획안은 9개 역세권 전략지구의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해 2030년 마무리하도록 했습니다. 시는 전체 사업이 완료되면 도심 462만8000㎡(약 140만평)를 탈바꿈시켜 도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30조원대 경제효과와 25만명 고용 효과도 기대합니다.

◆ 민간 공공기여에 용적률 상향… 일신월성(日新月盛)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역세권 정비를 넘어 생활 기반시설 확충과 고용 창출을 아우르는 도시공간 대전환 프로젝트로 불립니다. 용적률 완화와 민간 참여 확대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방점이 찍혔습니다.
고색역, 구운역, 북수원파장역, 성균관대역, 수원역, 수원월드컵경기장역, 수성중사거리역, 영통역, 장안구청역의 9곳(70만평)은 전략지구입니다. 나머지 13곳 역세권에 대한 복합개발 기본계획은 내년까지 수립될 예정입니다.
개발은 업무·상업 중심의 도심복합형과 산학연계를 통한 일자리형, 주거환경 개선의 생활밀착형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개인·법인·신탁사 등 민간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최소 1500㎡에서 최대 3만㎡까지 면적 기준을 정하고 토지 가치의 15%를 기반시설이나 공공건축물로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100% 상향합니다.

지역 활성화 시설을 확보하면 200%,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기후대응 건축물·관광숙박시설을 도입하면 최대 300% 용적률이 늘어납니다.
이달 말쯤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관련 조례가 공포될 예정입니다.
이 시장은 브리핑에서 ‘일신월성(日新月盛)’이라는 사자성어를 끄집어냅니다. 나날이 새로워지고 다달이 번성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세계가 주목하는 역세권 콤팩트시티의 모델을 만들겠다. 시민들이 ‘수원이 정말 살기 좋아졌다’고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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