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두렵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집”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고무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한 번 잠수에 30초~1분 30초가량 머무르며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한다.
아침 햇살이 수면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중문 앞바다는 고요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해녀들은 고무잠수복과 망사리를 꼼꼼히 점검하고, 물안경을 고쳐 쓰며 바닷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해녀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바다 위로 “후우우―휙” 하는 긴 숨비소리가 잔잔히 울려 퍼졌다. 이어서 다른 해녀들의 숨비가 연이어 터져 나오며 바다는 생생한 삶의 리듬으로 가득 찼다.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고무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한 번 잠수에 30초~1분 30초가량 머무르며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한다.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고무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한 번 잠수에 30초~1분 30초가량 머무르며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한다.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고무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한 번 잠수에 30초~1분 30초가량 머무르며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한다.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고무잠수복을 입고 물속으로 잠수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한 번 잠수에 30초∼1분30초 머무르며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한다.
아침 햇살이 바다 수면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물질을 시작하고 있다.
아침 햇살이 바다 수면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순간, 중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물질을 시작하고 있다.
69세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은 오늘도 맨 앞에서 동료들을 이끌었다. 19살에 해녀로 첫발을 내디뎠던 그는 바다에서 살아남는 기술뿐 아니라 동료를 배려하는 법도 익혔다.
“처음엔 얕은 곳에서 성게나 미역을 따며 몸을 익히지. 몇 해 지나면 중군이 되어 10m 정도를 오가고, 더 깊은 바다에서 전복을 따는 건 상군의 몫이야. 하지만 상군은 혼자만 잘하는 게 아니우다.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거든.”
중문 해녀들이 바위에 앉아 물안경 등을 고쳐 쓰며 물질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문 해녀들이 바위에 앉아 물안경 등을 고쳐 쓰며 물질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중문해녀들이 바위에 앉아 물안경 등을 고쳐 쓰며 물질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바다로 들어가기 전, 해녀는 갓 꺾은 쑥잎으로 물안경을 닦아낸다. 쑥의 성분은 물안경 유리에 얇은 막을 만들어 김서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중문 해녀 막내 김도연씨가 바다로 나가기 전 갓 꺾은 쑥잎을 물안경 속에 챙기고 있다. 쑥의 성분은 물안경 유리에 얇은 막을 만들어 김서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중문해녀 막내 김도연씨가 바다로 나가기 전 갓 꺾은 쑥잎으로 물안경을 닦아내고 있다. 쑥의 성분은 물안경 유리에 얇은 막을 만들어 김서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잠수를 마치고 바다 위로 올라오며 긴 숨비소리를 내고 있다.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는 잠수 후 산소를 빠르게 공급하고 동료 해녀와 위치 및 신호를 주고받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 허리에 돌로 만든 무게추가 달려 있다. 돌띠로 불리는 무게추는 잠수 기술과 생계유지의 필수 장비이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테왁에 망사리를 올려잡고 이동하고 있다. 망사리는 테왁에 얽어서 바다 밑으로 내리게 만들어진 원통형의 그물자루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지점토를 이용해 귀마개를 하고 있다. 지점토는 귓속에 딱 맞게 조정이 가능해서 이용한다고 한다. 귀마개는 잠수할 때 물의 압력과 찬 바닷물로부터 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다.
강옥래 회장이 지점토를 이용해 귀마개를 하고 있다. 지점토는 귓속에 딱 맞게 조정이 가능해서 이용한다고 한다.
강 회장은 상군의 배려를 떠올리며 말했다.
“잡은 전복이나 큰 소라는 힘든 동료에게 나눠주고, 위험한 곳에 들어갈 때는 방법을 알려주며 서로 살피지. 중군이 해야 할 일, 하군이 익혀야 할 자리까지 챙기면서 공동체를 지키는 거야. 바다는 혼자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거든.”
5년 차 막내 김도연(34)씨는 바다가 좋아 제주로 왔다. 해녀학교에서 기본을 배우고, 중문 앞바다에서 인턴 해녀로 경험을 쌓은 뒤, 현재는 수협에 등록된 정식 해녀로 활동하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잠수를 마친 뒤 망사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망사리는 테왁에 얽어서 바다 밑으로 내리게 만들어진 원통형의 그물자루다.
중문해녀 막내 김도연씨가 잠수를 마친 뒤 망사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망사리는 테왁에 얽어서 바다 밑으로 내리게 만들어진 원통형의 그물자루다.
강옥래 회장과 해녀 막내 김도연씨가 잠수를 마친 뒤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잠수를 마친 뒤 물안경을 벗으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잠수를 마친 뒤 물안경을 벗으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바다가 좋아 제주에 왔어요. 해녀학교를 거쳐 중문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바다와 물질을 배웠고, 이제는 정식 해녀가 되었습니다. 선배들이 잡은 전복을 나눠주시고 위험한 곳도 알려주셔서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중문해녀는 한때 15명이었지만, 현재는 7명만 남았다.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강 회장은 “예전에는 여러 명이 함께 물질하며 잡은 것을 나누는 풍경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남은 해녀들이 서로의 안전과 삶을 챙기며 바다에 나서는 모습만 남았다”고 말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중문 앞바다에서 채취한 뿔소라를 선별하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중문 앞바다에서 채취한 뿔소라를 손질하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중문 앞바다에서 채취한 뿔소라를 손질하고 있다.
중문 앞바다에서 채취한 뿔소라.
해녀의집 앞에 털실로 만든 해녀 인형이 걸려 있는 모습.
남은 해녀들의 숨비는 여전히 바다를 울린다. 상군이 잡은 큰 해산물을 중군이 나누고, 하군은 배우며 서로를 지켜주는 호흡 속에서 공동체 정신이 이어진다. 해녀 수 감소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제주 해녀 문화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세대를 이어온 공동체와 바다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 문화는 단순한 생업이 아니라, 바다와 인간, 세대를 이어주는 공동체 정신과 생태적 지혜를 담고 있다. 남은 해녀들의 숨비는 오늘도 바다를 울리며, 이 전통을 지키는 살아 있는 증거가 된다.
제주 해녀의 기본장비 테왁과 망사리 그리고 호미가 준비되고 있다.
강옥래 중문해녀회장이 잠수를 마치고 바다 위로 올라오며 긴 숨비소리를 내고 있다.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는 잠수 후 산소를 빠르게 공급하고 동료 해녀와 위치 및 신호를 주고받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중문해녀들이 테왁과 망사리를 던지며 바다로 향하고 있다.
중문해녀 막내 김도연씨가 잠수를 마치고 바다 위로 올라오며 긴 숨비소리를 내고 있다.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는 잠수 후 산소를 빠르게 공급하고 동료 해녀와 위치 및 신호를 주고받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바다는 두렵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집이다.”
아침 바다에 울려 퍼지는 해녀들의 숨비는 단순한 호흡이 아니다. 그것은 삶과 세대 그리고 공동체를 이어가는 제주 해녀의 맥박이며, 중문해녀들의 바다는 오늘도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