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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g→500g으로 ‘뚝’, 가격은 그대로”…유명 브랜드 치킨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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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2 06:38:24 수정 : 2025-09-12 07:14:50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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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그대로, 양은 줄고”…교촌치킨 ‘순살 논란’에 브랜드 신뢰 흔들리나?

프리미엄 치킨의 대명사로 불리는 교촌치킨이 순살치킨 메뉴의 중량을 대폭 줄이고도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 변화뿐 아니라 양과 품질 변화를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최근 글로벌 식음료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흐름 속에서 교촌 역시 원가 압박에 따른 전략적 선택을 했지만, 브랜드 충성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00g에서 500g으로”…예고 없는 중량 축소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이날부터 주요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축소했다.

 

닭다리살 중심이던 원재료 구성도 안심 부위를 일부 섞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변경 대상은 최근 출시된 △마라레드순살 △반반순살 등 신메뉴 10종뿐만 아니라 기존의 △후라이드 순살 △양념치킨 순살 등 기존 인기 메뉴 4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문제는 가격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중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교촌은 가격 변동 없이 중량과 원재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단가 인상’으로 체감될 수밖에 없다.

 

◆고물가 시대의 생존 전략?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업계는 교촌의 이 같은 결정이 고물가·고원가 환경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석한다.

 

닭고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은 물론 인건비·물류비 등 전반적인 운영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직접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자 저항이 크기 때문에 중량 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을 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들이 택하고 있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과도 유사하다.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의 양이나 질을 은근히 줄이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정보 접근성과 분석 능력이 높아진 지금, 이 같은 방식은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 “브랜드 가치 훼손, 장기적 리스크 될 수도”

 

전문가들은 교촌의 이 같은 변화가 단기적인 원가 절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교촌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 비용 절감 효과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뉴시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어들면 소비자는 속았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며 “치킨처럼 가격과 양에 민감한 품목일수록 불만은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중량 축소를 넘어 원재료 구성까지 바뀐 점은 제품 가치 자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해온 교촌에게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중대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전략과의 ‘괴리’…소비자 신뢰 시험대 오른 교촌

 

교촌치킨은 그동안 ‘프리미엄 치킨’ 브랜드를 내세우며 가격 경쟁보다 품질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고수해왔다.

 

이러한 포지셔닝은 치킨 시장 내에서의 교촌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중량 축소와 원재료 변경은 그간의 프리미엄 전략과는 명백한 괴리가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다.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제품의 ‘가치 훼손’으로 인식될 경우 교촌 브랜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가격 변화뿐 아니라 양과 품질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촌의 결정은 단기적인 수익 개선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와 시장 신뢰도 손상이라는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열해지는 치킨 시장 속에서, 교촌의 이번 ‘조용한 변화’는 단순한 메뉴 조정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신뢰를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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