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불출석 후 56일간 도주
휴대폰 5대·유심 7개로 추적 피해
통일교 유관단체 7곳도 추가 압색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56일간 도주했다가 체포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조력자들 도움으로 전국을 누비며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11일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부토건 내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주가조작의 기획자로 지목된 이 부회장은 7월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했다가 전날 체포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경기 가평과 전남 목포, 경북 울진을 거쳐 충남으로 향했다가 다시 목포로 갔고, 이후 경남 하동으로 이동해 목포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은 체포 당시 휴대전화 5대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갖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추적을 피해 왔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주요 조력자 8명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뿌려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앞서 김씨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3대 의혹으로 구속기소한 특검은 김씨의 여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은 이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 유관 단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김형근 특검보는 “통일교 세계본부 5대 지구 등 7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정당법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통일교가 교단 차원에서 교인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이 구속기소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을 입당시켜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미는 방안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논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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