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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전 어디 짓느냐”는 李 발언에…원전업계 “제2의 탈원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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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1 17:43:27 수정 : 2025-09-11 17:43:26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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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원전 활용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처럼 발언해 사실상 11차 전기본이 좌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업계는 ‘제2의 탈원전’을 보는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AI)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니 원전을 짓자고 하는데 (이 주장에) 기본적인 맹점이 있다”며 “원전을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리고 지으려다가 중단한 1곳 빼고는 더 지을 데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짓기)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며 “안전성(이 확보되고) 부지가 있으면 하지만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재생에너지 보급을 강조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실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SMR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도 안 됐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사회·문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기존 원전은 안전을 담보로 계속 연장해 쓰더라도 원전을 신규로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민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최종적으로 12차 전기본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하면 지난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과 달리 12차 전기본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늘고 신규 원전 건설 목표는 뒤집어질 공산이 크다. 전기본은 우리나라 장기 전력수요와 전력수급 계획을 담는다. 11차 전기본대로면 서둘러 신규 원전 부지를 마련해야 하나 현 상황에서는 12차 전기본 내용에 따라 부지 선정 절차도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12차 전기본은 올해 하반기부터 논의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 산업계는 곧바로 우려를 나타냈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에너지를 이념화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탈원전 시즌2’가 맞는 것 같다”며 “국내 원전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가 걱정했는데  대통령 발언이 쐐기를 박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경제학)는 “SMR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제도, 재무, 라이선스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린 뒤 SMR 관련 제도를 빠르게 해결 중인데 이 대통령이 이런 흐름을 놓친 것 아닌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원전) 완공에 10년 넘게 걸리는 건 사실이지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와 배터리 수요를 따지면 원전 필요성을 간과했다”며 “‘안 짓겠다’는 믿음이 아니라 과학적인 기술 판단과 경제적 효율로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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