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성공적 다자외교 자평
북중러 정책협의 진전 없는듯”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 주애가 이번 방중을 통해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다자 외교 무대 데뷔전인 이번 방중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북한과 중국·러시아 사이에 구체적인 현안을 두고 이견이 있었을 수 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1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원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5차 방중과 관련해 현안 보고를 받았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도록 하면서도 공개 행사장에는 등장하지 않게 부분 부분만 등장하게 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측면도 있다”고 보고했다. 또 국정원은 “주애는 방중 기간 대사관에 머물면서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 시에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서 언론 노출을 회피해온 점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고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했다”며 “북한 내부적으로 기록과 영화,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주애가 김정은과 동행해 방중한 사실을 알리고, 현지 대사관에 방문했음을 자연스럽게 북한 주민에게 공개한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긍정적으로 자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다자 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 간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충분히 발신해서 정상국가의 지도자라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스스로 자평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은 “북·중·러가 그림상으로는 3자 연대의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3자 정상회담이 있었거나 앞으로 3자 간 무엇을 하자고 하는 구체적 정책 협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진전은 없었다”며 “북·중, 북·러 회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국정원 측은 판단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초고도비만으로 가끔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지만, 심박·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 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