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남북관계 개선이 경제적 이익”… 북·미 대화 중요성 거듭 강조 [李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입력 : 2025-09-11 18:12:56 수정 : 2025-09-11 21:10:28
김병관·정지혜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외교안보

“北, 유화 제스처에도 냉담한게 현실
당장 바뀔거라고 기대했다면 바보”

“종북 아니라, 평화 계속 노력해야
북·미대화 재개 韓 주도 고집 안해”

“한·일 관계, 대북관계만큼 어려워”
경제 협력과 과거사 분리 재확인

“(북한이 우리에게) 가장 냉담하고 적대적인 것이 가장 슬픈 현실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진단이다. 이런 현실이 쉽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좌고우면,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의 대북정책을 이어가며 한반도에 평화, 안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생중계 회견 지켜보는 시민들 11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중계하고 있는 TV를 시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만큼 대한민국이 힘차게 도약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상수 기자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 정부의 유화조치에 호응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특별한 진척은 없지만 (남북 대화를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한에서 갑자기 정권이 바뀌어 대북방송도 안 하고 몇 가지 유화조치를 한다고 해서 확 돌아서서 화난 표정에서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바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 대통령 집권 후 단행한 긴장완화 조치에 대해 보인 반응은 이런 설명 그대로다. 대표적인 것은 대북 확성기 철거 후 보인 북한의 반응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항시적인 안전 위협을 가해오고 있는 위태하고 저렬한 국가”, “우리의 국법에는 마땅히 대한민국이 그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적대적인 위협 세력” 등의 특유의 극언을 쏟아냈다.

 

북한의 이런 반응에도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이 군사적 긴장 완화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서 “이재명이 종북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이 한국 정부를 상대하지 않고 있는 만큼,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구상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전시작전권도 없는 나라(한국)가 무슨’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와 관련해)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가 되면, 저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관계는 이른 시일 내 복원되기 어렵다는 인식 속에서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에 집중하며, 그 성과를 기반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국가안보실, 외교부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미국과 접촉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평화적 노력이 쌓이면 조금의 틈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또 “외교협상의 특성상 타결 직전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한 긴장을 끌어올리는 면이 있다. 그런 단계를 거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지금 통일 얘기를 하면 ‘바보’ 소리를 듣겠지만, 그 전에 평화단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견에서 한·일 관계를 남북관계만큼이나 어렵다고 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 표명에 따른 한·일 관계 후퇴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일 관계는 대북 관계만큼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일외교의 원칙은 과거사, 영토 문제에 대한 직시와 사회·경제·민간교류 등 미래지향적 문제의 분리 접근을 제시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올해도 정부가 불참하기로 한 것은 정권 초기부터 과거사로 충돌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협상을 진행해 간다는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의견 합치를 보기 어려워서 그것으로 싸우기보다는 안 가는 걸로 했다”고 한 뒤 “안 가는 게 외교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싸우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간의 경제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일, 조금 더 넓게 보면 동북아시아 안정에도 경제 협력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아이들 슈화 '반가운 손인사'
  •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김다미 '깜찍한 볼하트'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