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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손오공’… 강팀 멕시코와 무승부

입력 : 2025-09-10 20:10:45 수정 : 2025-09-10 21:36:14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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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축구, 미국 원정길 ‘1승 1무’

에이스 히메니스에 선제골 내줘
손흥민·오현규 골… 판세 뒤집어
리드 못지키고 막판 동점 허용
손, 한국 A매치 최다출전 타이

홍명보표 스리백 자리잡아가
탈압박 미숙·뒷심 저하는 과제

한국 축구대표팀이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치른 원정 평가전에서 1승 1무의 성적으로 돌아온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강팀과 경기에서 대표팀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감을 얻어왔다. 손흥민(LAFC)이 이끄는 공격진은 강력했고,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준비 중인 스리백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상대 압박 대처 능력과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 등 문제점도 드러냈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13위)와 친선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한범(미트윌란), 김태현(가시마)을 스리백 카드로 선택했고, 최전방에는 오현규(헹크)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배준호(스토크 시티)를 세웠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도 첫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다.

골망 가른 ‘캡틴’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친선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20분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손흥민이 없는 대표팀은 멕시코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와 이재성(마인츠)이 빠지면서 압박 상황을 풀어 줄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카스트로프는 아직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고, 박용우(알아인)와도 엇박자가 났다. 결국 한국은 전반 22분 멕시코가 자랑하는 공격수 라울 히메니스(풀럼) 헤더를 막지 못한 채 0-1로 끌려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홍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공격수로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번 출전으로 손흥민은 136번째 A매치에 출전해 홍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과 함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A매치 최다출전 공동 1위가 됐다. 손흥민은 이제 대표팀이 10월 한국에서 브라질, 파라과이와 차례로 갖는 평가전에서 출전하면 홈에서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내게 된다.

대기록을 작성한 손흥민은 이를 동점골로 자축했다. 후반 20분 오른쪽에서 김문환(대전)이 올린 크로스를 오현규가 머리로 페널티 지역 왼쪽에 있던 손흥민 앞에 공을 떨어트렸고, 손흥민은 이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멕시코 골망을 찢을 듯 흔들었다. 손흥민 왼쪽 발등에 정확하게 걸린 공에 멕시코 골키퍼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A매치에서 53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은 1위 차 전 감독(58골) 기록에 5골을 남겨두게 됐다.

역전골은 10분 뒤인 후반 30분 터졌다. 주인공은 오현규였다. 이강인 롱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공을 몰고 들어간 뒤 상대 수비 사이로 절묘한 오른발 슛을 터트렸다. 포효하던 오현규는 오른쪽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지난 1일 독일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 무릎 수술 이력을 문제 삼아 계약하지 않을 것에 대한 호쾌한 반응이었다.

역전당한 멕시코는 반격에 나섰고 끝까지 한국을 몰아치다 후반 추가시간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중 4분이 지났을 무렵 한국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사이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대표팀 골망을 흔들었고, 경기는 이대로 마무리됐다.

지난 7일 미국(15위)과 원정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대표팀은 1승 1무로 9월 일정을 마쳤다. 강팀과 2연전에서 손흥민 등 공격진을 앞세워 4골을 뽑아내며 공격력을 입증한 것과 스리백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강력한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전술적으로 이를 풀어나가는 능력과 경기 마지막에 집중력이 저하되는 문제점 등을 드러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최다출전 기록에 대해 “많은 코치님들, 동료와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단 한 번도, 단 한 순간도 (출전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정말 큰 영광이고 큰 명예라고 생각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정에서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교훈도 얻었다”며 “강팀을 상대했을 때 막판까지 실수를 서로 커버해주면서 이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원정을 마친 대표팀은 각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대표팀 본진은 11일 귀국한다. 홍 감독은 미국에 남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답사한 뒤 추후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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