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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타르 공습 일파만파… 가자지구 평화협상 파국 위기

입력 : 2025-09-10 19:20:00 수정 : 2025-09-10 21:29:45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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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하 내 하마스 지도부 공습
협상 대표단 논의 훼방 의도 분석
카타르, 휴전 협상 중재 잠정 중단
이스라엘 옹호하던 트럼프도 반발

인접 국가·유럽 등 국제사회 규탄
韓 주재로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노린 이스라엘의 카타르 수도 도하에 대한 전례 없는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평화협상도 파국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습이 카타르에 대한 주권 모독이자 확전 시도라고 맹비난했고, 그간 이스라엘 편에 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스라엘이나 미국 모두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례적인 경고음을 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오후 3시50분쯤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로 도하 내 하마스 최고 지도부 인사들의 주거지에 폭탄 10발을 투하했다. ‘불의 꼭대기’라 명명된 이번 작전 직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군과 신베트(이스라엘 정보기관)는 하마스 테러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타격했다”며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 도심에 피오르는 연기 카타르 수도 도하 도심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건물을 정밀타격했다고 밝혔다. 도하=AFP연합뉴스

이스라엘 N12방송은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을 수개월간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표적은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칼릴 알하야 정치국 부의장을 비롯해 도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마스 정치국 인사들로 알려졌다. 공습 이후 하마스는 성명에서 알하야의 아들과 보좌관 등 5명과 카타르군 장교 1명이 숨졌다며 “협상 대표단을 암살하려는 적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알하야 부의장을 비롯해 다른 고위급 인사 자헤르 자바린이 사망했고, 과거 하마스 수장을 역임했던 칼레드 마샬도 사망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연대하는 친(親)이란 무장세력을 노려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바 있지만, 휴전 중재국인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타르는 미국의 우방국이자 중동의 대표적인 분쟁 중재 허브로 2012년부터 미국 요청에 따라 도하에 하마스 정치국 사무실을 두고 있다.

 

중재 역할을 해온 카타르에 대한 공습으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교환 협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이번 공습으로 카타르가 협상 중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중재국인 이집트만으로는 휴전 논의의 틀을 짜기 어렵다. 공습 당시 표적이 됐던 하마스 협상 대표단은 한자리에 모여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이 휴전 논의 진전을 훼방 놓으려는 의도로 공습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을 놓고 줄곧 이스라엘에 동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날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 결정이지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와 함께 평화를 중재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는 긴밀한 동맹인 카타르 내부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진전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를 받은 즉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에게 카타르에 임박한 공격에 대해 알리라고 지시했고, 그렇게 했지만 불행하게도 공격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강조했다. 카타르에 중동 내 최대 미군기지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를 두고도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격추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을 종식하려는 노력이 물거품 되고, 미국과 카타르의 관계도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이웃한 중동국가를 비롯해 영국 등 유럽국가들은 이번 공격을 규탄하며 “폭력사태를 격화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에 대한 양자 지원 보류, 무역 관련 조항에 대한 ‘부분적 중단’ 등 강경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알제리와 파키스탄 등의 요청에 따라 10일 의장국인 한국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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