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말차(matcha)의 인기가 뜨겁다. MZ세대 사이에선 “커피 대신 말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트렌디한 음료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편리하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더해져 말차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선 헤일리 비버·젠다이아 등 할리우드 유명 셀럽들이 말차 음료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등 세계적으로 말차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말차가 ‘건강 음료’라는 인식과 달리, 과도한 섭취가 빈혈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20대 인플루언서 린 샤진은 SNS를 통해 “말차를 즐겨 마신 뒤 빈혈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빈혈이 있었지만 말차 섭취 이후 철분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3개월 전부터 피로와 가려움증이 심해진 원인이 말차였다”고 설명했다. 게시물에는 “나도 철분 결핍성 빈혈 진단을 받았는데 원인이 말차였다”라는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보기 좋은 색감과 풍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말차’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세포 손상을 줄이고 암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 C와 비타민A, 클로로필(엽록소) 등이 풍부해 면역체계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만, L-테아닌이라는 아미노산도 함께 들어 있어 각성 효과와 동시에 긴장 완화 효과를 제공한다. 때문에 커피 대신 말차를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체중 조절, 피부 미용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과도한 섭취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말차를 섭취할 경우 빈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말차는 어린 찻잎을 가루로 만들어 잎 전체를 섭취하기 때문에 항산화 성분 흡수율이 높지만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사 소피 딕스는 “말차 속 성분이 철분 흡수를 억제해 매일 진한 말차를 여러 잔 마시면 철분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와 최소 1~2시간 간격을 두고 말차를 마실 것을 제안했다. 식사 중이나 식후에 말차를 마실 경우, 음식에서 섭취한 비헴철(non-heme iron)의 흡수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섭취량은 1~2잔 이내가 적당하다.
만약 섭취 후 얼굴 혈색이 창백해지고 무기력해진다면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오목한 손톱, 손발 냉증, 피로, 두통 등도 빈혈의 신호로 꼽힌다. 빈혈 증상이 있거나 철분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도 말차 섭취를 삼가거나 전문의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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