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긴축 갈등에… 또 무너진 프랑스 내각

입력 : 2025-09-09 19:07:00 수정 : 2025-09-09 18:00:04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佛 의회, 2026년 예산안 낸 총리 불신임
‘단명’ 전임정부 이어… 9개월 만에 낙마
여소야대 속 마크롱 연정 한계 드러내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이끄는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하원의회에서 통과됐다. 불과 9개월 만의 정부 붕괴로 프랑스 정치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돌입했다.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날 바이루 정부에 대한 신임 여부를 표결에 부쳐 신임 194표, 불신임 364표로 불신임을 결정했다. 범여권을 구성하는 중도와 일부 우파 진영을 제외한 야당 의원 대부분이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굳은 표정으로 떠나는 바이루 총리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왼쪽)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하원에서 치러진 정부 신임투표 결과가 부결된 이후 하원 의사당으로 쓰이는 부르봉궁을 굳은 표정을 지으며 떠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내년도 긴축 재정안을 두고 극좌·극우 성향 야당과 각을 세워왔던 바이루 총리는 지난달 25일 본인이 먼저 나서 의회의 신임투표를 요청한 바 있다.

정치적 승부수로 긴축 재정을 밀어붙일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었지만 신임에 필요한 재적 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얻지 못하며 바이루 정부는 지난해 12월 출범 이후 9개월 만에 총사퇴하게 됐다.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하원 577석 중 범여권이 168석만 획득하는 참패를 한 이후 중도 연정을 통해 어렵게 구성된 미셸 바르니에 정부가 야당 반발 속 출범 3개월 만에 단명한 데 이어 바이루 정부 역시 1년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단명한 두 총리를 내세운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게 됐다. 프랑스는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을 담당하고, 내치를 책임지는 총리를 지명할 권한까지 가진다. 다만,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를 야당이 언제든 불신임할 수 있어 정부 붕괴는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불신임의 성격도 지닌다.

이미 불신임을 주도한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극우 성향 국민연합(RN) 등은 현재의 정치적 혼란의 근본적인 책임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이번 불신임으로 기존 중도우파 연립만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내각을 유지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온건한 사회당, 녹색당 등 중도좌파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정부 붕괴가 가시화된 지난 2일 이미 연정에 참여 중인 각 당 지도자들에게 사회당을 포함한 연정 확대 시나리오를 언급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좌파 출신 총리 등을 받아들일 경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도 이날 “이제 좌파가 이 나라를 통치할 때”라며 자신들이 정부 운영에 나설 준비가 됐음을 암시했다.


오피니언

포토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신예은 '매력적인 손하트'
  • 김다미 '깜찍한 볼하트'
  • 문채원 '아름다운 미소'
  •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