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개발 응용·다탄두화 용이해져
연내 ICBM 시험발사도 감행 가능성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 고체연료 엔진의 마지막 시험을 실시하면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와 시험발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이달 초 이 고체연료 엔진을 ICBM 화성-19형 계열과 차세대 ICBM인 화성-20형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한 대미 압박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화성-19형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고체연료 엔진과 ICBM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화성-19형보다 크기는 작으면서도 추력은 향상된 체계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평가다. 화성-19형은 선진국 ICBM에 비해 크고 무겁다. 산지가 많고 도로 사정이 열악한 북한에선 실전 운용에 제약이 많다. 고체연료 엔진 추력을 높이고 크기를 줄이면, ICBM과 발사차량(TEL) 소형화도 가능하다. 전술적 제약이 크게 완화되는 셈이다. 비좁은 선체로 인해 크기와 중량 제약이 많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고, 탑재중량 증가에 따른 다탄두화도 용이해진다.
새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마친 북한은 화성-20형 개발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김 위원장이 엔진 시험을 참관하면서 “국가핵무력확대발전에 관한 우리 당과 정부의 전략적 구상에 대하여 피력하시면서 일련의 중대한 과업과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ICBM 본체와 유도항법장치, 재진입체 등의 제작과 체계 통합 등에 대한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형 엔진을 탑재한 화성-20형을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실시한 적이 없는 ICBM 시험발사를 연내 감행, 무력시위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새 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마치고, 수개월 뒤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면서 대외적인 무력시위 강도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렸던 전례가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계속해서 확장억제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새로운 고체연료 엔진의 기술적 발전이 어떤 첨단 전략무기체계로 나타날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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