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 자산 리더들 한자리 모여
“버블은 통과의례… 전체 시총 5400조
스테이블코인 금융 주권 위협할 우려”
트럼프 차남 “현 은행 시스템 비효율적”
두나무, 웹3 인프라 브랜드 ‘기와’ 공개
“디지털 자산을 ‘버블’이라고 말하지만, 버블은 진화의 통과의례일 뿐입니다. 이제는 디지털 자산의 진화를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오경석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업비트 D 콘퍼런스(UDC) 2025’에서 “이제는 디지털 자산을 버블이라고 칭할 것이 아니라 활용법을 논하는 게 국가, 기업, 개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나무는 한국의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과 확장을 목표로 2018년부터 매년 글로벌 블록체인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내외 블록체인 전문가, 글로벌 금융사, 정책 당국자, 투자자 등 글로벌 가상자산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제도권 편입으로 시동을 걸고 있는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글로벌 시장 공략 방안 등이 논의됐다.
오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3000조원 정도인데, 글로벌 디지털(가상) 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5400조원”이라며 “디지털 자산은 전 세계 자산 중 시가총액 7위에 달할 정도로 큰 가치를 담은 자산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과 통화 주권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400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달러 기반 코인의 점유율이 99%”라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면 금융 주권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콘퍼런스 참가자들은 블록체인이 신기술의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들은 이틀간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융합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 △스테이블코인 전망 △웹3 생태계 확산 △디지털 자산 운용·보관 서비스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대표는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와 진행한 화상 대담에서 은행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과 함께 가상자산의 대중화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표는 “뱅크스 유나이티드 같은 금융사는 정치적인 이유로 우리 트럼프 일가의 골프장 은행 계좌를 취소하려고 했다”며 “현재 금융 시스템하에서는 어떤 화폐든 환전해야 하고 은행도 직접 방문해야 하며 수수료도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자산을 활용할 때는 단 몇 초이면 상대방의 지갑에 송금할 수 있다”며 “디지털 자산은 조만간 모든 대중에 도입될 것이고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디지털 자산 분류와 규제 권한 등을 다룬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과 기술 법안(FIT21)’을 발의한 패트릭 맥헨리 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은 “현재 미국의 규제 당국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법안 마련에 대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정치인들의 당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헨리 전 의장은 이어 “현재 미 상원, 하원 전부가 디지털 자산에 친화적인 분위기”라며 “디지털 자산 관련 대응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두나무의 최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웹3(탈중앙화 웹기술) 인프라 브랜드인 ‘기와(GIWA)’와 가상자산지갑 ‘기와월렛’도 공개됐다. 기와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3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두나무의 비전을 담고 있다. 이더리움, 베이스, 옵티미즘 등 주요 네트워크를 우선 지원하고 향후 더 많은 체인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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