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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한국인 대거 구금 ‘유감’… 재발방지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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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07 23:12:56 수정 : 2025-09-07 23: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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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통보 없이 300여명 단속·체포
대통령실 “근로자 석방교섭 마무리”
美에 취업 비자 합리적 개선 요구를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세관단속국과 국토안보수사국 등의 불법체류자 수색으로 한국인 300여명이 체포·구금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단속으로 공장 건설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게 예견된 상황인데도 동맹국인 한국 정부엔 사전 통보조차 없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미 당국이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단속 요원들은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한국인의 다리와 양손을 체인과 수갑으로 결박했다. 중범죄자 취급을 받은 이들이 받았을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열악한 구금시설은 과거 국토안보부 감사실이 수감자의 건강,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행위를 다수 적발했던 곳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어제 “구금자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및 합작 배터리 회사 HL-GA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에서 취업할 수 없는 B1·B2(단기 방문비자),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미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숙련된 노동자가 충분치 않은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이 목표 기간 내 공사를 마치려고 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한국 인력을 데려와 쓰는 관행에 의존했다가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을 강화해 온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 기업의 안이한 대처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단속은 여러 연방기관이 몇 달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우리나라 대미 투자 기업의 인력 활용에 부담이 커졌다. 트럼프 정부 들어 더욱 깐깐해진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합리적으로 개선되도록 하는 데 우리 외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강 비서실장도 비자 개선 추진을 약속했다. 우리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존 3500억달러에 더해 1500억달러의 대미 직접 투자까지 약속한 만큼 이를 지렛대로 삼으면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양국은 관세 합의를 토대로 무역·투자 관련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인데, 비자 제도 개선도 안건으로 올릴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일본이 이르면 이번 주부터 15%로 낮아진 관세로 미국에 자동차 및 부품을 수출하는 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협상은 서둘러 매듭짓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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