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해외 미군 철수·감축 가능성 비친 트럼프… 韓도 포함되나

입력 : 2025-09-04 20:00:00 수정 : 2025-09-04 22:59:48
박수찬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인쇄 메일 url 공유 - +

“폴란드선 미군 철수계획 없지만
다른 나라들에선 생각하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서 밝혀

9월 중 공개될 美 국가방위전략
동맹국 미군 재배치 포함 가능성
주한미군 유연성 확대 압박 우려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폴란드 주둔 미군을 철수 또는 감축할 계획이 없지만 다른 나라는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만8000여명 규모인 주한미군도 철수 혹은 감축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에서 미 4사단 1스트라이커여단(레이더 여단) 장병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군이 폴란드에 남느냐’는 질문에 “폴란드가 원하면 더 많은 군인을 두겠다”면서 “폴란드는 오랫동안 더 많은 미군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폴란드에서 군인을 없앤다는(remove) 생각조차 한 적이 결코 없다”고 했지만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폴란드가 나토의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무임승차하지 않는다”면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4.7%로 늘렸으며 나토의 5% 목표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나토는 폴란드가 2024년 GDP의 4.12%를 국방비로 쓴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폴란드는 올해 4.7%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내야 하는 돈보다 더 많이 낸 2개 국가 중 하나”라면서 “그건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기지가 위치한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동맹·파트너 국가의 방위비 부담 확대, 중국 억제 등을 포함한 국가방위전략(NDS)을 구상 중이다. NDS는 약 80페이지 분량의 초안이 완성되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NDS 작성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주도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면 주한미군을 감축·재배치하고, 한반도 방위는 한국군이 주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으로 공개될 NDS에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 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과 그에 따른 병력과 장비 재배치 문제 등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면, 트럼프 미 행정부의 압박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한·미가 정상회담에서 민감한 갈등 현안을 피하면서 우호적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안보 분야에서 회담 성과를 구체화하는 후속 논의 과정은 남아 있다. 후속 논의에서 미국 정부가 NDS를 앞세워 주한미군 역할과 활동 반경 확대를 의미하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 주한미군 구조 변화, 전력 재배치 등 동맹 현대화 관련 압박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폴란드의 국방비 지출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국방비의 빠른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등 재정적 문제를 미국 측이 제기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동맹의 안보부담 확대의 일부로서 거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매년 7.7% 늘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요구하는 GDP의 3.5%에 도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기준 GDP 대비 국방예산 비중은 2.32%다. 내년 국방비는 올해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원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35년에는 국방비가 128조4000억원으로 늘어나고 GDP 비중도 3.5%로 확대된다.


박수찬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
  • 박지현 '아름다운 미모'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
  • 박은빈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