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부터 ‘한복vs상복’ 기싸움
예산·개혁입법·내각인선 등 쟁점

이재명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막을 올린 가운데, 여야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과 특검법 개정안 등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개회식 첫날부터 드레스코드를 놓고도 기싸움이 벌어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각종 개혁 입법과 이재명정부 첫 예산안을 두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기국회에서 다루게 될 주요 법안과 예산안에 대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우 의장은 “이번 정기회에서 다루게 될 정부조직법과 내년도 예산은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좌우할 첫 단추”라며 “여야 모두 국민 앞에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갈등과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나 갈등하고 대립하는 속에서도 할 일은 하는 것이 정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여야는 드레스코드에서부터 부딪혔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달 27일 정치권 화합과 국민 통합의 의미로 정기국회 개회식에 한복을 입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우 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다수는 한복을 갖춰 입었다. 일부 의원들은 갓을 쓰거나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저승사자 의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에 근조(謹弔) 리본을 착용하는 등 상복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검은 넥타이와 근조 리본을 매고 개원식에 들어가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3대 특검 수사를 확대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비롯해 검찰의 수사 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언론개혁·사법개혁, 3대 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하면서 여야 대치 국면은 더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새 정부 예산안, 내각 인선을 위한 인사청문회,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등에 대해서도 여야의 대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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