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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섭의전쟁이야기] 이라크 전쟁의 시가전, 팔루자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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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31 22:51:05 수정 : 2025-08-31 22: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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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벌어진 팔루자 전투는 미군이 베트남전쟁의 후에 전투 이후 처음으로 치른 대규모 시가전이었다. 이라크 반군 세력은 모스크와 민간 건물을 거점으로 삼아 끝까지 버텼고, 미군은 전차와 공격헬기, 정밀폭탄, 무인정찰기까지 동원해 거리와 건물마다 치열한 전투를 이어갔다.

첫 번째 전투는 실패였다. 블랙워터 용역 요원 피살 사건 직후,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압박 속에 성급히 개시된 작전은 준비가 부족한 채 진행되었고, 결국 성과 없이 끝났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는 국제적 비난을 불러왔으며 팔루자는 오히려 저항의 도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약 7월 뒤에 벌어진 두 번째 전투는 달랐다. 미 해병대와 육군, 영국군 그리고 이라크 정부군이 참가한 연합작전은 준비 단계부터 철저했다. 훈련과 정보 수집이 체계적으로 이뤄졌고 작전 전에는 민간인 대피가 대거 이루어졌다. 도시는 완전히 포위된 가운데 미군은 압도적 화력을 토대로 한쪽에서는 기동력을 활용해 도시 깊숙이 돌파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건물마다 차근차근 소탕하는 이중 전술을 구사했다.

작전이 진행되면서 미군은 요새화된 건물에 직접 돌입하기보다 적 위치를 확인한 뒤 포병과 항공 화력으로 제압했다. 도시 보존보다 파괴를 감수하더라도 아군의 희생을 줄이려는 선택이었다. 물론 모든 건물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전술 전환은 전투를 보다 유리하게 이끄는 데 기여했다.

제병협동은 작전의 핵심이었다. 공병은 급조폭발물(IED)을 제거하고 장애물을 돌파하며 통로를 개척했고, 보병은 건물과 골목을 수색하며 근접 교전을 담당했다. 기갑은 보병의 돌입을 엄호하며 실시간 화력을 제공했고, 보병은 대전차 공격 위협을 제거해 기갑을 보호했다. 포병과 항공전력은 원거리에서 요새화된 건물이나 반군의 집결지를 무력화했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상호 협동 체계와 압도적 화력, 그리고 병사들 사이의 전우애가 결합하면서 미군은 팔루자 시가전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다.

팔루자 전투의 성공으로 이라크에서는 전국적 선거가 실시되었고 신정부와 이라크 보안군의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미국은 전쟁에서 이라크인에 의한 치안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었다. 팔루자 전투는 철저한 준비와 압도적 화력 그리고 제병협동을 통해 ‘공격자의 무덤’이라 불리는 시가전에서도 전술적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현대 도시작전의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교수·군사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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