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이 함유된 이른바 ‘좀비 담배’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일본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한국인이 많이 찾는 휴양지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일본 테레비아사히와 말레이메일 등은 오키나와현을 찾았다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불법 전자담배인 ‘좀비 담배’를 소지 및 사용한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키나와현 경찰은 지난 15일 기노완시의 한 18세 남성의 주거지에서 약 0.2g의 에토미데이트를 압수하고 해당 남성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또 경찰은 20대 남성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좀비 담배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불법 전자담배다. 현지 경찰은 이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가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에토미데이트를 소지·사용 금지 지정 의약품으로 분류했다. 심한 졸음을 유발하고 호흡을 느리게 만들며 저혈압, 메스꺼움 등 증상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성분이 들어간 전자 담배를 피운 사람들은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는 등 좀비 같은 모습을 보인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당 전자 담배를 흡입한 후 길거리에 쓰러져 있거나, 지하철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태국도 관련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 5월 태국 북동부 부리람주 한 학교에서 10대 여학생 3명이 구토, 호흡 곤란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전자담배를 피우고 향정신성 효과가 있는 식물인 크라톰 주스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자체가 불법이지만, 유흥가 주변 거리 등에서 손쉽게 전자담배를 살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다음달 1일부터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약물로 지정한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전자담배 사용자는 의무적인 감독과 재활 조치를 받을 것이며 상습범은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공식 지정했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관련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마약류로 지정되면 의약품 수입부터 투약까지 모든 단계에서 취급 보고 의무가 부여돼 실시간 정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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