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리그는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소 경기 100만(60경기)을 시작으로 1000만(587경기) 관중 등 100만명 단위의 관중을 기록한 경기 수가 모두 역대 최소 신기록이다. 지난해에는 1000만을 넘기는 데 671경기가 필요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경기당 평균 1만7187명이 찾고 있어 KBO리그 역대 최다 평균 관중(2024시즌 1만5122명) 기록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587경기를 하는 동안 278경기가 매진되며 지난해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매진 기록(221경기)도 깼다. 역대급 중위권 순위 경쟁이 예고되어 있어 사상 첫 1100만은 물론 1200만 관중 돌파도 꿈은 아니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대부분 구단들이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해보다 관중 동원에서 유의미한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새로 개장한데다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는 지난 23일 기준 60경기에서 50경기를 매진을 기록했고, 총 관중도 48%나 증가했다. 현재 홈 관중 동원 1위인 삼성도 지난해보다 31%나 늘었다. 한화(99.1%)와 삼성(95.6%)을 비롯해 롯데(93.2%), LG(90.3%)까지 네 팀이 좌석 점유율 90%를 넘기고 있다.
그런에 유일하게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팀이 딱 하나 있다. 야구 열기나 인기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광주를 연고로 하는 KIA다. 지난 시즌,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낸 KIA지만, 올해는 23일 기준 56경기에서 매진 경기는 18경기에 불과하고, 관중 수도 56경기 기준 94만8704명에서 91만1780명으로 줄었다. 유일하게 증감율에서 –4%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 KIA다.
이유는 간단하다. 팬들의 기대치는 2년 연속 통합우승인데, 현실은 8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전력을 대부분 유지한 KIA는 시즌 전만 해도 ‘절대 1강’으로 꼽히며 한국시리즈 2연패가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슈퍼스타 김도영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았고, 시즌 중반들어 ‘함평 타이거즈’라 불리는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온 ‘잇몸’ 선수들과 최고령 최형우의 분전 등에 힘입어 3위권까지 치고올라가는 듯 하더니 시즌 막판 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5연패에 빠지며 8위까지 내려앉은 KIA로선 이제는 진짜 가을야구 진출 자체가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경기력은 그야말로 최악을 달리고 있다. 후반기 31경기에서 25승1무5패를 달리고 있는 선두 LG를 만난 주말 3연전은 KIA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1-2로 패한 24일 경기에서는 무려 13안타와 4사구 5개로 18차례나 출루했지만, 득점은 단 1점에 그쳤다. 그나마 그 1점도 3회 터진 위즈덤의 솔로포였다. 그얘기인 즉슨, 타선의 응집력 자체가 아예 실종했다는 얘기다. 2-6으로 패한 23일 경기에서도 잔루가 13개. 이틀 동안 잔루가 28개. 그야말로 ‘변비야구’의 전형이었다.



타선의 응집력이 약해졌으면 지키는 야구라도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마땅치 않다. KIA의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5.35로 8위에 불과하다. 마무리 정해영은 후반기에만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해 지난 17일 기약없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FA로 LG로 떠난 장현식의 대체자이자 프라이머리 셋업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세이브왕’ 출신 조상우도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6.75에 달한다. 조상우 트레이드는 실패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불펜의 가장 중요한 두 투수가 부진하니 뒷문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KIA다.
이렇게 엄중한 상황에서 선수가 팬과 SNS 상에서 언쟁을 벌이는 촌극까지 빚고 있다. 지난 21일 광주 키움전에서 10-11로 뒤진 9회 1사 만루에서 대주자로 출전했던 박정우는 김태군의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때 타구 판단을 잘못했고, 2루로 귀루하다 아웃을 당하는 치명적인 본헤드 플레이를 저질렀다. 이에 한 KIA 팬이 박정우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비난을 퍼부었고, 이에 박정우는 해당 팬의 계정에 DM으로 부적절한 언쟁을 펼치면서 논란을 키웠다. 결국 KIA는 지난 23일 “최근 인터넷상에서 박정우와 관련한 내용을 접한 뒤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팬과 언쟁을 벌인 부분은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밝혔다.
KIA는 이번 주중 3연전에서는 SSG, 주말 3연전에서는 KIA를 만난다. 모두 중위권 순위 경쟁팀들이다. 최소 4승2패는 거둬야만 지금의 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연 KIA가 반등에 성공하며 성난 광주 민심을 달래며 다시 KIA챔피언스필드를 찾게 만들 수 있을까.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