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수요 급증에도 전·월세 매물 ‘절벽’
“마곡만의 문제 아닌 인근 지역도 초비상”
서울 강서구 마곡동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DL그룹과 이랜드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본사를 마곡으로 이전하면서 거주 수요는 급증했지만, 정작 전·월세 매물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근 지역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들어갈 집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러시…“마곡으로 모여라”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이달 DL이앤씨를 시작으로 DL케미칼 등 전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마곡지구 내 오피스 빌딩 ‘원그로브’에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랜드그룹도 오는 9월까지 ‘마곡 글로벌 R&D센터’로 주요 계열사 본사 이전을 마무리한다.
이미 이랜드건설, 이노플, 파크 등이 입주를 완료했다. 의류 제조·유통을 담당하는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이츠 등도 순차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대명소노그룹도 본사 이전을 준비 중이다. 티웨이항공을 비롯해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 소노스퀘어 등 흩어진 계열사들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곡으로 통합 이전할 방침이다.
마곡은 이미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바이오기업과 연구소, 이화여대 서울병원, NC백화점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주요 대기업들이 속속 이전하면서 ‘기업 클러스터’로서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곧바로 주거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공급이다. 실제 전·월세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는 반면, 단기 입주 가능한 매물은 극히 제한적이다.
수요자들은 인근 내발산동, 등촌동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들 지역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LG 입주 때처럼 전세 급등할 가능성…전략적 선택 요구돼”
전문가들은 현재 마곡동을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앞서는 전형적인 수급 불균형 지역”으로 진단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DL그룹, 이랜드그룹 등 대기업의 본사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전세난이 마곡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LG사이언스파크 입주 당시에도 마곡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기업 유입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임대료 상승 압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매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다. 대출 규제 등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는 조용하지만, 임대차 시장만큼은 뚜렷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인근 지역의 가격 차이, 교통 접근성, 학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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