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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검찰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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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25 22:56:38 수정 : 2025-08-25 22:56:38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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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절차에서 총 153명이 법관인사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통과해 임명 동의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중 검사 출신은 32명으로 지난해(14명)의 2배 이상으로 크게 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정부·여당은 검찰청을 기소·공소 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바꾸고 중대범죄 수사는 중수청에 맡기는 검찰개혁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개혁 움직임에 ‘검찰 엑소더스(Exodus·대탈출)’ 분위기가 맞물려 검사의 법관 지원이 급증한 것이다. 올해 검찰 내 해외 유학 지원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직의 미래가 불안정해지자 검사들이 떠나고 있다. 퇴직 검사는 2021년 79명에서 윤석열정부에 들어선 2022년 146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2023년 145명, 지난해 132명 등으로 매년 100명이 훌쩍 넘는다. 특히 최근 검찰 엑소더스는 한창 실무를 담당할 소장파 검사들을 중심으로 나타나 우려가 크다. 지난해 퇴직 검사 132명 중 15년 차 미만이 60명, 10년 차 미만이 38명이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검찰을 향한 비난이 강해져 젊은 검사들이 일할 원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예전에는 검찰 고위직을 마치면 고액의 연봉을 받고 대기업, 로펌으로 옮겼다. 하지만 검찰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크고, 윤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로펌과 대기업에서 검사 출신 선호도가 떨어져 갈 곳이 줄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9개사의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30대 그룹이 선임한 사외이사 구성에서 검찰 출신이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3명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해질 게다.

검사들의 무기력은 수치로 드러난다.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에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한 비율은 2021년 11.9%에서 2024년 9.8%로 감소했다. 반면 검찰이 6개월 넘도록 처리하지 못한 장기 미제사건은 2503건(2021년)에서 9123건(2024년)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검찰 엑소더스가 걱정스러운 이유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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