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예법과 더불어 국가의 기둥으로 삼아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려 했던 조선 왕실 음악 정수인 ‘사직제례악’이 공연된다.

국립국악원은 9월 3일부터 5일까지 예악당에서 ‘사직제례악’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왕이 직접 제관으로 참여하여 땅의 신(社·사)과 곡식의 신(稷·직)에게 나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사직대제의 재현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대한제국 시기 황제국의 예법으로 새롭게 제정된 ‘대한예전(大韓禮典, 1898)’에 근거해서 공연 형식으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영신-전폐-진찬-초헌-아헌-종헌-음복례-철변두-송신-망례’의 제례 절차를 총 130여 명의 연주단과 제관이 황제국의 위엄과 격식을 고스란히 담아낸 고품격 공연으로 재탄생시켰다. 연출은 박동우 홍대 교수가 맡아 제례 자체보다 음악과 춤에 무게를 두고, 지나친 현대화보다 전통의 재현에 가까운 공연 양식을 추구했다. 제상이 놓이는 사직단과 악대가 위치하는 등가와 헌가 등 제례가 펼쳐지는 공간을 본래 미감을 살려 무대에 모두 담았다.

또 생소한 무대인 만큼 공연에 앞서 김영운 전 국립국악원장의 해설도 함께한다. 강대금 국립국악원장 직무대리는 “이번 공연은 사직대제의 본뜻을 살려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과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며 “문화재적 가치가 큰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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