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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항암치료가 치매 유발? 발병위험 되레 낮았다

입력 : 2025-08-24 22:00:00 수정 : 2025-08-24 21:21:14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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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방암 수술 7만명 분석 결과

항암 때 기억·집중력 저하 일시적 현상
암환자, 일반인보다 치매 위험 8% 낮아

항암치료 과정에서 기억력·집중력 저하를 경험하면서 치매 걱정을 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유방암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오히려 일반인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교수, 한경도 숭실대 교수, 정수민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2010∼2016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7만701명과 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 대조군 18만360명을 7.9년(중앙값)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신동욱, 한경도, 정수민(왼쪽부터).

연구 결과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는 유방암 환자군에서 1000인년(1000명을 1년간 관찰한 값)당 2.45건, 대조군에선 2.63건이었다.

연구팀이 나이와 성별, 소득수준, 거주지, 동반질환, 흡연·음주 여부 등 치매 관련 다른 위험 인자를 함께 고려해 분석한 결과 유방암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일반 인구보다 오히려 8%가량 낮았다. 특히 항암치료 중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엔 대조군보다 치매 위험이 23%가량 낮아졌다.

연구팀은 유방암 치료에 흔히 쓰이는 약들이 일시적으로 환자의 주의나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치매와 관련 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약은 치매 유발 물질 축적을 막아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연구에서는 방사선 치료로 치매 환자의 뇌에 3그레이(Gy·흡수된 방사선 에너지의 단위)의 방사선을 조사했을 때 뇌의 염증반응이 줄어들어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같은 유방암 환자라도 흡연자는 2.04배, 당뇨 환자는 1.58배, 만성 신장질환자는 3.11배까지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며, 항암치료 자체보다는 다른 위험 인자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욱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중 인지 기능 저하를 경험할 수 있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치료과정에서 회복되기 마련”이라며 “치매 걱정은 내려놓고 합병증 관리를 잘하면서 치료에 전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JAMA) 네트워크’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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