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KH그룹에 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22일 최 전 지사의 입찰방해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최 전 지사는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을 만나 “(검찰 공소사실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KH그룹에 200억원 이득을 주고 싸게 팔았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펜시아 리조트의) 시장가격은 최고 많이 봐야 한 5000억원 정도”라고 했다.
최 전 지사는 이 사건 검찰 수사에 대해선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별건으로 (검찰) 수사가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해외 도피 중인 KH그룹 배상윤 회장에 대해서는 “그분과 연락하는 게 아니니 언제 들어올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빨리 들어와서 사실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지사 측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입장은 정확히 밝히지 않고 먼저 검찰에 공소사실을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9월17일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최 전 지사는 강원도 산하 강원개발공사가 공개입찰을 통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할 당시 입찰가격 등 미공개 정보를 KH그룹에 알려줘 헐값에 매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 리조트 공개 매각에 나섰다.
리조트는 4차례 유찰된 끝에 2021년 경쟁입찰 방식으로 KH그룹의 특수목적법인인 KH강원개발에 7115억원에 매각됐다. 이후 입찰에 KH그룹 계열사(KH강원개발·KH리츠)들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KH그룹이 2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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