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염증은 외부 자극에 대한 인체의 자연스러운 방어 기전이다.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키고 암·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설탕·가공육·고온 조리식, 체내 염증 수치 높인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당 식품 △나트륨 과다 섭취 △적색육 및 가공육 △고온 조리 음식 △정제 곡물 △알코올 등이 대표적인 염증 유발 식품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식품군은 장기적으로 체내 염증 수치를 높여 면역 체계를 교란시키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탄산음료,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당분이 높은 식품은 체내에서 빠르게 소화·흡수되면서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염증 유발 물질인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장내 유익균은 감소하고 유해균은 증가한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불균형은 전신 염증 반응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설탕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도 결코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인체 대상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일부 동물실험과 소규모 임상에서는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염증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나트륨·고온 조리·가공육도 염증 유발
나트륨 함량이 높은 라면, 감자칩, 패스트푸드 등 가공식품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 반응을 가속화한다.
장기적으로는 혈압 상승과 함께 염증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적색육, 햄·소시지 등 가공육에는 포화지방, 질산염 등 염증 유발 첨가물이 다량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염증성 단백질의 수치를 증가시키고, 만성 염증 상태를 유도해 당뇨병, 심혈관 질환, 일부 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튀김이나 바비큐처럼 고온에서 조리한 고지방·고단백 음식은 ‘최종당화산물’이라는 유해물질을 생성한다.
혈관벽, 췌장 등 주요 장기에 달라붙어 세포 기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당뇨병·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질환 악화의 핵심 인자로 작용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흰쌀, 흰빵, 밀가루 등 정제된 곡물도 문제다. 도정 과정에서 섬유질과 항산화 미네랄이 제거되어 항염 기능이 저하된다. 혈당지수가 높아 혈당 급등과 함께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 역시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촉진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 장기적인 음주 습관은 알코올성 간질환뿐 아니라 면역 체계 이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 “항염증 식단, 만성질환 예방의 핵심 전략”
전문가들은 만성 염증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염증 식품 중심의 식단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항염증 식단에는 채소, 과일,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 견과류, 씨앗류 등이 포함된다.
이들 식품에는 비타민 C,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고, 염증 경로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영양학 전문가는 “음식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원을 넘어 체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건강 결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탕, 나트륨, 고온 조리식, 가공육 등은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 위주의 식단은 건강한 면역 조절과 질병 예방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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