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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백두산·금강산’ 관광 놓고 이재명·트럼프·김정은 협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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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7 08:03:50 수정 : 2025-08-17 08:03:48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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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완공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해 관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활용해 한·미가 각각 대북 관계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산 갈마 지구의 잠재력을 거듭 언급하며 대북 협상 및 경제적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고, 이재명정부도 백두산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의사를 내비쳐 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만경대혁명학원과 칠골혁명학원 원아들이 지난 9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해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관광업’ 놓고 한국·북한·미국 접점 찾나

 

관광업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 한반도 평화 모멘텀을 끌어내는 성과 등으로 노벨 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단절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기치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 등 세 지도자의 이해관계 자체는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정상적인 무역과 투자 협력이 어려워지자 우호국들과 경제 교류를 확대하는 통로로 관광을 이용해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절됐던 관광 교류는 최근 러시아를 통해 재개됐고, 북한은 새로운 관광지를 전국 각지에 건설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원산 갈마 지구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이 물밑에서 진행 중인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역사적인 재회가 이뤄진다면 그 장소 후보군으로 평양, 원산 갈마지구, 개성 등이 꼽히고 있기도 하다.

 

이 정부는 백두산,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남북관계의 회복과 국내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협·교역·금강산 기업 단체 면담을 가졌다. 이는 중단됐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의 재가동을 정부가 적극 검토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금강산 관광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8년 7월11일 남측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 총격으로 사망한 이튿날 중단된 이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이 개성평화도시로 가는 길목이었다면 금강산은 원산갈마 관광지구로 가는 경유지였다”며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지 않고 유지됐다면, 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올해 여름 원산갈마 개장과 더불어서 한반도 풍경이 사뭇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협·교역·금강산 기업 단체 면담에서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백두산 사진 선물을 받고 있다.    뉴시스

◆“기회이자 위험…정치·안보 안정이 우선”

 

남북한과 미국이 각각 원하는 바를 충족하기 위해 접점을 모색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만, 한국 입장에서 긍정적으로만 작용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관계에서도 잠재적인 기회이자 도전 요인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관광산업의 부상과 한국의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북한 관광산업의 부상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 양가적 측면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의 관광 정책을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한국의 정책적 대응이 미흡할 경우 북한의 관광산업 추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외교 및 경제적 공간을 주변국에 선점당할 가능성도 함께 상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주로 중·러와 관광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미국이 북한 관광지구 개발 사업을 대북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경우 한국이 선호하지 않는 협상이 타결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금강산 관광 중단 사례 때처럼 관광객 안전 보장 문제에서 변수가 발생하는 것 또한 매우 큰 위험 요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만경대혁명학원과 칠골혁명학원 원아들이 지난 9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해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현재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할지도 미지수다. 북중·북러 협력에 더 비중을 둬 온 북한이 관광사업 추진에 있어 한국 정부와의 관광 재개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 연구위원은 예상했다.

 

향후 북·미 접촉에서 관광 허용 및 투자협력 사업이 논의된다면 이때 ‘스몰딜’ 형태의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미국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가로 미국이 관광 사업을 허용하거나 투자 지원을 묵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이 중단되거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한이 기대했던 관광 수익과 개발 효과를 상실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관광 분야에서 실질적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려면 정치·안보적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최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외국 관광객의 방북에서 한반도 정세가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은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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