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통일교 해산 요구 등 언급
“종교 자유 위해 하나의 목소리 내야”
젊은층 종교 접근성 개선 제안도
‘2025 세계 종교 지도자 콘퍼런스’는 전쟁과 폭력, 기후 위기와 빈부 격차 등 불안한 대립의 시대에서 종교의 자유와 보편적 가치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는 개회식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국내외 종교지도자들이 속속 모여 담소를 나눴다.
케일리 모핏 세계평화여성연합 북미회장의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2025 세계 종교 지도자 콘퍼런스의 공식적인 막이 올랐다.

축사에 나선 해외 연사들은 세계적으로 갈등과 불신이 심화하는 가운데 종교가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반 두트라 데 모라에스 대주교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종교를 배경으로 한 여러분이 함께 이 자리에 모인 것을 보면서 이 시대의 위기와 긴박감을 느끼게 된다”며 “종교인들이 무신론적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울 하나의 힘을 형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산주의 국가의 기독교인 차별과 최근 일본 정부의 통일교 해산 요구를 언급한 뒤 “이러한 선례는 여러분의 나라, 여러분의 교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침묵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서진우 대한민국기독교성직자협의회(KCLC) 공동의장은 “신앙인은 형제가 넘어질 때 외면하는 게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다른 시각을 가졌더라도 인간의 존엄성과 영혼의 무한한 가치, 종교의 자유를 위한 일에 하나의 목소리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의장이 “종교는 다를 수 있지만, 진리를 향한 마음과 평화를 위한 책임 있는 자세, 상호 존중과 연대의 정신이 있다면 다함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주제 강연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연사들 외에 일반 참석자들도 현대 종교가 맞닥뜨린 문제점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나눴다. 미국 시카고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한 여성은 “자살률이 느는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종교계와) 종교지도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뉴욕에서 종교학을 가르친 적 있다고 한 남성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종교를 갖지 않거나 ‘종교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행사 중간 찬양 공연 때는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고 찬양을 따라 부르며 함께 즐겼다. 해외 종교 지도자들은 ‘아름다운 나라’ 등 한국 노래가 나오면 허밍을 하기도 했다.
안신 배제대 교수는 “종교 분야 콘퍼런스여서 엄숙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이 함께 박수를 치고 즐기는 분위기여서 놀랐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특히 종교에 무관심한 젊은층에게는 종교가 무겁지 않게 다가가야 한다며 “종교계에서 아동·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젊은층이 필요로 하는 소속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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