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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등에 업은 鄭, 하루 만에 당직 인선… 더 센 여당 ‘시동’

입력 : 2025-08-04 06:00:00 수정 : 2025-08-04 00:25:32
배민영·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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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새 사령탑’ 오른 정청래

당 비서실장 한민수·정무 김영환
사무총장 조승래·정책위장 한정애

박찬대, 대의원 표심 소폭 앞섰지만
당원 득표율 두자릿수 차로 뒤져
의원 지지 안 통해… ‘당심’ 새 권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전대)에서 박찬대 후보를 누르고 승기를 잡은 데는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박 후보는 현역 의원과 대의원의 지지를 업고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높은 당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 대표는 선출 하루 만에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핵심 당직 인선을 단행하며, 당 장악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락연설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당선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고양=뉴시스

◆鄭 손들어준 당심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득표율 36.56%(42만847표)를 얻었다. 18.44%(21만2195표)를 기록한 박 후보를 두 자릿수 포인트 차로 따돌린 것이다. 반면 대의원 투표에선 박 후보가 7.96%(6951표)를 얻어 7.04%(6142표)를 기록한 정 후보를 소폭 앞섰다.

 

이번 전대는 대의원과 당원이 현역 의원의 하부조직처럼 움직이던 기존 민주당 질서가 당원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역위원장을 겸한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던 관행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대의원 반영 비율을 낮추는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한 점도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대의원 1명의 표 가치는 권리당원 60명에 해당했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박 후보와 정 대표의 대의원 득표율 차가 0.92%포인트에 불과했다. 현역 의원 지지세가 실제 당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 대표가 그간 당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했다. 정 대표 측은 전대 기간 내내 박 후보의 지지율이 40%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자체 판단해왔다. 이러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박 후보의 최종 득표율(38.26%)을 근접하게 예측한 셈이 됐다.

 

박 후보로선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득표율 11.86%를 기록, 정 대표(18.14%)에 밀린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박 후보 측은 정 대표의 강성 이미지에 부담을 느낀 국민이 박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아서다. 이는 박 후보의 향후 행보 구상에 주요 검토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의원(왼쪽부터), 한정애 의원

◆개혁 의지 확고한 ‘노사모’ 출신

 

정 대표는 2004년 정계에 입문한 이래 개혁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내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은 1980년대 학생운동권 시절 시작됐다. 그는 건국대 재학 시절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에서 활동했다.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및 방화 미수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서 2년 동안 복역했다.

 

정 대표는 이후 서울 마포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했고, 2004년 1월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정동영 의장 시절 당 청년대표 중앙위원직을 맡아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강용석 후보에 패배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19대 총선 때 서울 마포을에서 재당선돼 국회로 돌아왔다.

 

정 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컷오프의 아픔을 겪었지만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재기했다.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되며 4선 중진으로 거듭났다.

 

21대 때부터 정 대표는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며 뚜렷한 친명(친이재명) 색채를 보였다. 2023년 9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찬성투표를 한 같은 당 의원들에 대한 색출·보복을 암시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당대표 연임을 공개 지지하며 ‘또대명’(또 당대표는 이재명) 흐름을 주도했다.

 

◆취임 하루 만에 주요 당직 임명

 

정 대표는 취임 하루 만인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신임 당 사무총장에 조승래 의원, 정책위의장에 한정애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조 의원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으로서 더없이 좋은 인재이자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했다. 한 의원에 대해선 “환경·노동 정책 전문가”라며 “집권 여당이니만큼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정책을 조율하고 국회에서 입법으로 성과를 내 뒷받침하는 역할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정 대표는 전날엔 권향엽 의원을 통해 첫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당대표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에는 각각 한민수 의원과 김영환 의원이 임명됐다. 당 대변인은 권 의원이 맡는다. 세 사람 모두 초선 의원이자 친명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기자 출신인 한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장 공보수석직을 사퇴한 뒤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맡았다. 경기도의원 출신인 김 의원은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 캠프에서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냈다.


배민영·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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