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당일 사무라이 공연·기모노 콘테스트
누리꾼 질타 쏟아져…서경덕 “국민 정서 거슬러”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광복절 당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일본식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일본 테마마을 ‘니지모리 스튜디오’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동두천시에서 ‘나츠마츠리 여름축제’가 열린다.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과거 드라마·영화 촬영을 위해 조성된 세트장을 테마파크로 활용 중인 상업시설이다. 일본식 마을 풍경을 그대로 재연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는 곳이다.
이번 나츠마츠리 여름축제는 일본식 전통 복장과 사무라이 결투, 미코시(일본식 가마) 행렬 등 일본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행사 기간에 광복절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일정을 보면 광복절 당일에도 사무라이 결투 공연과 기모노 콘테스트 등의 행사가 열린다.
더욱이 이 축제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도 소개돼 논란을 키웠다. 현재는 삭제가 됐지만, 공사 측이 사전에 축제 일정을 꼼꼼히 살피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질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본 문화 행사를 충분히 개최할 수 있지만, 광복절에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광복절 행사를 열어도 모자를 판에 일본식 축제라니 기가 찬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창의융합학부)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주권을 회복한 광복절에 이 같은 행사를 벌인다는 건 국민적 정서를 거스르는 행위”라면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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