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30일 오전 발생한 규모 8.7 강진으로 일본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됐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캄차카반도 지진에 따라 홋카이도에서 와카야마현 태평양쪽 연안에 높게는 3m 정도의 쓰나미가 예측되고 있다”며 “쓰나미 관련 정보에 충분히 주의하고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는 안전한 장소에서 벗어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했다가 쓰나미 주의보가 일부 지역에서 경보로 격상됨에 따라 ‘관저연락실’로 개편해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와 관련 △쓰나미·피난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적확하게 제공할 것 △주민 대피 등 피해 방지 조치 및 피해 상황 파악에 철저히 나설 것 △지방자치단체와도 긴밀히 연계해 피해 방지에 전력으로 임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기자회견을 열고 “연안부나 강변에 있는 사람은 즉시 고지대나 피난빌딩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달라”며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안전한 곳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쓰나미 제1파 도달이 “이르면 오전 10시쯤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도달했을지도 모른다”며 “1파보다 뒤에 오는 파도가 더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는 대피를 계속해 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상청은 오전 8시37분 홋카이도부터 규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오전 9시40분쯤 대상 지역의 절반 이상에 최대 3m 높이 쓰나미가 일 것으로 보고 경보로 격상했다.

쓰나미 경보 대상 지역에는 홋카이도 동부 해역,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 수도권인 간토 지방,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방 등 동부·남부 해안 지역이 주로 포함됐다.
일본에서는 높이 1m 이상 쓰나미가 예상될 때 주의보가, 3m 이상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상될 때는 경보가 각각 발령된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4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8시24분) 러시아 동부 오호츠크해에 접한 캄차카반도 동쪽 바다에서 규모 8.0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1시간쯤 뒤 규모 8.7 지진이 재차 일어났다.
이 여파로 러시아와 한국, 일본, 미국 괌과 하와이 등에 쓰나미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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