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진출 ‘차곡차곡’ 진행…“하반기 선적 기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6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는 국내 편의점에서 ‘바(bar)’ 제품 하나가 4000원대로 고가에 속하는데도 수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같은 용량의 다른 아이스크림 가격 두 배 수준이지만 철저한 장인정신과 고품질 원료를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케이크 브랜드 ‘빌리엔젤’ 곽계민 대표는 29일 “우리는 케이크계의 하겐다즈를 꿈꾼다”고 그림을 그렸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빌리엔젤 여의도점에서 열린 신제품 시식회에서 그는 “최고급 재료를 써서 가격은 조금 비싸졌지만, 그래도 가장 맛있고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대표가 공개한 신제품은 ‘떠먹는 쿠키앤크림 스쿱 케이크’와 ‘떠먹는 복숭아 요거트 스쿱’이다. 전자는 달콤하고 진한 코코아 쿠키에 마스카포네 치즈로 맛을 더했고, 후자는 핑크빛 제철 복숭아와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가 풍부한 요거트 크림과 조화를 이룬다. ‘복숭아 요거트 스쿱’은 내부 평가에서 여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후문이다.
빌리엔젤은 두 제품을 ‘쟁여템’으로 소개했다. 아이스크림처럼 스푼으로 떠먹기 좋고,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꺼내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곽 대표는 “보통 케이크는 조각내서 먹고 남은 것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데, 그러면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며 두 제품을 ‘떠먹케(떠먹는 케이크)’라고도 표현했다.

빌리엔젤은 내심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내세우는 투썸플레이스를 겨냥하는 듯도 하다. 2015년 출시돼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한 투썸플레이스의 시그니처 디저트 ‘떠먹는 아이스박스(아박)’ 케이크를 “기존의 케이크를 네모나게 만든 것 뿐”이라고 곽 대표가 표현하면서다. 그는 “이름은 ‘아박’이지만 기존 케이크와 다를 바가 없는 케이크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투썸플레이스에 대한 경쟁심이 엿보인 부분이다.
곽 대표는 “방금 만든 것처럼 케이크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부분 매장에서 지금은 케이크를 냉동 유통하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냉동 유통 케이크를 개발·출시한 것은 우리”라고도 강조했다. 그의 케이크에 관한 자부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뉴욕치즈케이크나 티라미수가 ‘디저트 케이크’를 대표하던 2010년대 초반 ‘당근 케이크’나 ‘크레이프 케이크’를 선보인 건 빌리엔젤이 최초였다고 했다. 곽 대표는 “크레이프 케이크는 우리나라에서 저희가 가장 많이 팔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리엔젤은 ‘크레이프 케이크’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빌리엔젤은 ‘떠먹케’ 시리즈의 확대와 함께 미국·캐나다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 등 현지 기관의 제품 등록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원료여도 다른 나라에서는 제약이 있을 수 있기에 성분 조정 등의 작업을 빌리엔젤은 진행 중이다. 애초 현지로의 직접 수출을 생각했지만 현실적인 여건 상 B2B(기업간 거래)의 방식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는 계획이다. 곽 대표는 “하반기 중에는 첫 선적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5년 경기 군포에 자체 공장을 설립한 빌리엔젤은 이후 두 차례 공장 증설 등으로 품질 고도화에 힘써왔다. 2019년까지는 가맹 위주 사업을 펼쳐왔지만 이후에는 온라인으로도 눈을 돌려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쿠팡 입점 등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도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곽 대표는 “앞으로는 모든 유통 채널이 균형 있게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내에서 20여곳 매장을 운영 중인 빌리엔젤은 케이크의 매력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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