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흡연 행태가 액상형 전자담배 위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일반담배(궐련)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가장 큰 이유는 냄새다. 일반 궐련형 담배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반면 전자담배는 기호에 따라 사탕, 과일, 꽃 등 다양한 형태의 향 조합이 가능하다.
담배는 한참 성장기인 우리 학생들은 물론 성인에게도 폐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만큼 가정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6차(초6∼고2) 통계 주요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1∼6차 연도에 모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등 행태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많아졌고, 여학생들은 전자담배 중에서 액상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남학생의 담배 제품별 현재 사용률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학할 때 궐련 2.12%에서 5.50%, 액상형 전자담배 1.19%에서 3.57%, 궐련형 전자담배 0.65%에서 1.67%로 각각 높아졌다.
같은 기간 여학생의 담배 제품별 사용률은 궐련 1.19%에서 1.33%, 액상형 전자담배 0.94%에서 1.54%, 궐련형 전자담배 0.24%에서 0.32%로 각각 증가했다.
남학생은 여전히 궐련을 선호했으나 여학생은 궐련이 아닌 액상형 전자담배로 선호도가 바뀌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서 여학생의 사용률 1위 담배 제품이 궐련이 아닌 액상형 전자담배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담배를 끊으려 시도하는 건 물론, 끊겠다고 생각해 본적도 적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 시도 경험은 50.2%로, 궐련 흡연자(75.1%)를 크게 밑돌았다.
금연 의도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30.0%로 가장 낮았다. 궐련 13.2%, 궐련형 전자담배 17.0% 등이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조사 결과 청소년의 담배 사용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경우 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 제품 유형별 규제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부분 합성 니코틴으로 만들어지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