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주민 시체 1구 인도할 것… 남북통신선으로 입장 밝혀라”

통일부, 언론브리핑 방식 대북 통보
“석모도서 北 주민 추정 사체 발견
내달 5일 15시 판문점서 인도할 것”
인수 입장 없으면 무연고 화장 처리

통일부가 남측 지역에서 북한 주민 시체 1구를 수습했다면서 북한은 시신 인수 여부를 남북통신선을 통해 밝히라고 언론을 통해 통보했다. 우리 정부의 남북 간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장기간 단절된 남북통신선 복원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을 향해 “정부는 6월 21일 인천 강화 석모도 해안에서 귀측 주민으로 보이는 사체 1구를 발견하여 인근 병원에 안치하고 있다”며 “사체에서 발견된 임시증명서에 따르면 이름은 고성철, 남자이고, 1988년 10월 20일에 태어났으며,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21-1반에 거주하고 있는 농장원”이라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 대변인은 “유류품은 군인용 솜동복 및 배지 등이 있다”며 “우리 측은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이 사체 및 유류품을 8월 5일 15시에 판문점을 통해 귀측에 인도하고자 하니 북측은 남북통신선을 통해 입장을 신속히 알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구 대변인은 대북 통지 내용을 언론브리핑 방식으로 통보한 데 대해 “남북통신선이 단절된 상황에서 대북 통지문 발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유엔군사령부 대북 채널인 ‘핑크폰’을 통해 수차례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으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통신선은 2023년 4월 북한의 일방적인 차단 이후 2년 넘게 단절된 상태다. 

북한이 정부 통보 시한인 다음 달 5일까지 시신 인수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북한 주민 시체는 ‘북한주민사체처리지침’에 따라 무연고 화장 처리된다. 

2010년 이후 15년 동안 남측 지역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시체는 총 29구이고, 북한은 이 가운데 2017년 2구, 2019년 1구, 2022년 1구, 2023년 2구 총 6구를 인수하지 않았다. 

김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