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옥수수 모두 매진됐습니다.”
강원 홍천군을 대표하는 찰옥수수 축제 이틀째인 이달 26일 오후 2시. 축제가 한창일 시간인데도 찰옥수수를 판매하는 지역농협 4곳 매대 앞에는 이미 ‘매진’이라는 종이가 나붙었다.

매대 1곳에서는 지역농협 관계자들이 긴 시간 줄을 섰지만 물량 부족에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 방문객들에게 홍천 쌀을 나눠주고 있었다.
전국에서 가장 맛이 좋다는 홍천 찰옥수수를 사려고 점심 이후 뒤늦게 축제장에 들른 이들은 아쉬움에 발길을 돌려야했다.
28일 홍천군 등에 따르면 축제 개막 첫날 준비된 찰옥수수 5만4000개가 모두 판매됐다. 둘째 날과 마지막 날에도 물량이 반나절 만에 소진됐다. 마지막 날에는 1인당 구매 개수를 1개로 제한하기까지 했지만 몰려드는 방문객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천문화재단은 찰옥수수 물량 부족 원인으로 이상고온 현상을 꼽았다. 기후변화로 작황이 좋지 못해 찰옥수수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역농협들이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찰옥수수를 판매하면서 축제장에서 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탓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쫀득쫀득하고 단맛이 풍부한 홍천 찰옥수수가 입소문을 타면서 축제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진 점도 물량을 감당하지 못한 이유다. 다만 지독한 무더위에 예년보다는 방문객이 줄었다는 게 재단 이야기다.


홍천은 전국 찰옥수수 생산량의 37%를 차지한다. 강원도에서도 옥수수 재배 면적이 가장 넓다. 재배 농가만 3800호에 달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찰옥수수전문 연구기관도 두고 있을 정도로 옥수수에 진심이다.
찰옥수수는 부족했지만 축제는 성황리에 진행됐다. 특히 무더위 대책이 빛을 발했다. 컨테이너에 에어컨과 정수기를 설치한 무더위 쉼터를 운영했다. 야외 축제 특성상 무더위에 노출된 방문객들은 무더위 쉼터를 들락거리며 더위를 피했다.
축제장 곳곳에 시원한 물이 흩뿌려지는 안개 분수를 설치하고, 그늘 막에 대형 선풍기를 곳곳에 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군은 또 축제기간 방문객들에게는 부채와 수건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폭염을 이기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26일 열린 청소년 종합페스티벌 ‘너의 무대를 보여줘’에서는 가요, 댄스,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과 재능을 갖춘 청소년들이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 날 열린 홍천강 별빛 전국가요제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실력자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예선 통과자들은 오는 8월 3일 열리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본선 무대에 서게 된다.
이외에도 옥수수 빨리 먹기, 옥수수 잡기, 옥수수 무게 맞추기 등 방문객 중심 이벤트가 풍성하게 열렸다.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이사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찾아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축제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열리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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