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3명 구하고 파도 휩쓸린 아빠…제주 물놀이 사고 이틀새 관광객 3명 숨져

물에 빠져 숨진 40대가 자녀 3명을 구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제주에서 물놀이 사고로 이틀 새 관광객 3명이 숨졌다.

26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7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방파제 인근에서 ‘남편이 물에 빠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수난 사고 현장.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관광객 A씨는 자녀 3명과 방파제 인근에서 해조류를 채취하고 있었다. 그러다 미처 물이 차오르는 것을 알지 못했던 자녀들이 바다에 고립되는 상황에 놓였다.

A씨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들어가 자녀들을 차례로 구조했지만, 본인은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약 5분 만에 서핑객 도움으로 구조됐지만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구조 당국은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한 뒤 닥터헬기를 이용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제주시 애월읍 곽지해수욕장 인근에서 실종됐던 관광객 B씨(30대·남)도 1시간 20분 만에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다.

26일 월령포구 스노클링 사고 구급 장면.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26일에도 물놀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 20분쯤 제주시 한림읍 월령포구에서 스노클링하던 남성(22)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안전요원은 즉시 이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 역시 심폐소생술을 하며 이 남성을 한림종합운동장으로 옮겼고, 제주소방안전본부는 헬기를 띄워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끝내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경기도에 주소를 둔 이 남성은 군인으로, 지인 4명과 함께 제주도에 내려와 이날 스노클링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임성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