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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2+2 협의’ 돌연 취소… 고강도 압박에 휘둘리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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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4 22:52:54 수정 : 2025-07-24 22: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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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협상 ‘삐걱’, 민감품목 이견 큰 듯
안보실장도 미 국무장관 면담 불발
협상 전략 촘촘하고 세밀하게 짜길
미국 통상협상 출국 연기…굳은 표정의 구윤철 기재부 장관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한미 간 '2+2 통상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협상'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2025.7.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2025-07-24 10:31:05/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5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회담’이 전격 취소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어제 오전 회담 참석을 위해 공항에서 출국 대기 중에 소식을 접하고는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돌발 상황이라지만 황당하기 그지없다. 2+2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구성된 한·미 고위급 회담 체제다. 외교적 결례가 틀림없다. 미국 측이 정확한 사유조차 밝히지 않으니 구구한 억측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정부가 대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지만 막후 통상협상이 삐걱대고 있다는 해석을 낳을 만하다. 한국이 내민 협상안에 미국이 만족하지 못해 꺼내 든 압박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간 통상협상 일정이 틀어지면서 내달 1일 상호관세 발효 전 협상 타결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20일 방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지 못하고 유선 협의만 했다고 한다. 위 실장은 “트럼프 호출로 대면 협의가 어려웠고 루비오 장관이 세 차례 사과했다”고 했지만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달 초 방한도 갑자기 취소하지 않았나. 트럼프도 지난 7일 우리 정부에 알리기도 전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서한 발송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먼저 올렸다. 새 정부 들어 이런 일이 반복되니 걱정이 크다. 양국 간 소통이 겉돌고 외교 근간인 한·미동맹도 금이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부로선 22일 타결된 미·일 무역협상 때 일본처럼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감한 농산물 분야의 양보 없이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목할 것은 또 있다. 일본과의 마지막 담판에서 트럼프는 관세율 1%포인트를 낮출 때마다 대가를 요구하며 압박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협상 때 제시한 4000억달러 규모 투자 펀드도 트럼프 앞에서 5000억달러로 수정된 사진이 공개됐다. 실무선의 합의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 규모로 한국에 4000억달러(약 550조원)라는 수치를 제시했다고 보도까지 했다. 막판 돌발 변수에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협상 전략을 촘촘히 짜고 시나리오별 대응책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미 정부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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