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방해’ 추경호·나경원
양평 관련 김희국 前 의원 조사
‘격노 회의’ 후 尹과 통화 이철규
통일교 의혹 관련 권성동 압색
송언석 “영장 남발” 禹의장에 항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3개 특별검사팀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윤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의혹부터 김건희씨와 관련한 이권 개입 의혹, 채해병 사망 사건까지 세 특검이 동시다발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尹 통화’ 추경호·나경원 수사대상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3일 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회의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국회 사무총장을 불러 이 의혹을 조사한 만큼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 등에게 사전에 계엄 계획을 알려주고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1일 추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약 2분40초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1시22분과 26분에 추 의원과 나경원 의원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내란 특검팀은 해당 통화의 내용과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 장소가 수차례 바뀐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추 의원과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계엄을 미리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추 의원은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방조했다는 혐의로 고발돼 피의자로서 이미 경찰 조사를 받은 적 있다.

◆김건희·채해병 특검은 강제수사 돌입
양평고속도로 특혜,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건희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기 양평군수 출신의 김선교 의원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해당 의혹은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양서면 종점을 김씨 일가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돌연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이달 초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김희국 전 의원이 국토부 도로정책과 직원을 불러모은 사실도 확인해 그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윤상현 의원의 거주지 등에 대해 8일 압수수색을 했다. 윤 의원으로부터 아이폰을 임의제출 받았지만 윤 의원이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18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 소재 사무실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친윤석열계 핵심인 권 의원은 2022년 2월13일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통일교 관련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순직해병 사건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 18일 이철규 의원 자택과 여의도·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31일 국가안보실 수석비서관 회의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과 이 의원이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이 새로운 증거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전형적 야당 탄압”(권성동 의원)이라거나 “통화기록 한 번 있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한다”(이철규 의원)고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도 18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경내 압수수색에 대한 무책임한 영장 청구를 남발하는 수사기관과 사법부는 신중해야 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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