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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사제’ 재회… 포옛 감독, 기성용에 일격

입력 : 2025-07-20 20:57:35 수정 : 2025-07-20 21:52:44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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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포항 이적 후 첫 출전… 구름 관중
포항, 전북 상대 2-3 뼈아픈 역전패
K리그1 1위 전북은 18경기 무패행진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가 맞붙은 지난 19일 포항 스틸야드 1만4000여 관중석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바뀐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는 경기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FC서울 소속이던 지난 4월12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친 지 98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로 출전한 기성용은 노련한 볼 배급과 안정적인 경기 속도 조율로 중원을 지배했다. ‘기성용 효과’를 본 건지 전반부터 포항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31분에 홍윤상이 선제골을 터트렸고, 43분에는 이호재가 전북 골망을 갈랐다. 스틸야드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홈팬 응원석은 뜨거웠다. 하지만 포항의 축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포옛 감독이 꺼내든 교체카드가 귀신처럼 적중하면서다. 포옛 감독은 후반 들어 티아고를 투입했고, 16분쯤 이승우도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후반 19분 티아고 패스를 받은 이승우가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슛을 성공시켰다. 기성용이 후반 31분 교체되자 전북은 권창훈을 투입한 뒤 3분 후 2-2 동점을 만들었다. 권창훈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티아고가 머리로 받아 넣은 것이다. 후반 48분에는 홍정호의 헤더가 포항 이호재 몸에 맞고 들어가면서 전북이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교체된 세 선수가 모두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포옛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전북은 K리그1 18경기 무패행진(13승5무)을 이어가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 3연승까지 더하면 공식전 21경기 무패다.

“감독님 좀 살살해주세요”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왼쪽)이 지난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를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시절 지도를 받았던 거스 포옛 감독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포옛 감독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최고의 경기가 나왔다”며 “벤치에서 들어간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성용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뛸 수 있어 행복했다. (3개월 공백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며 “(역전패를 당해) 결과적으로 아쉽지만 아쉬웠던 부분들을 잘 모아서(보완해서 다음 경기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도 있었다. 어린 시절 ‘기성용 장학생’ 1기로 선발돼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운 골키퍼 홍성민의 프로 첫 데뷔전이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시절 사제 연을 맺은 거스 포옛 전북 감독과 기성용이 다시 만난 자리이기도 했다.

경기 전날 기성용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고 한 홍성민은 “나는 장학재단 학생이고 성용이 형은 장학재단 대표이신데, ‘같이 (포항에서) 데뷔하는 게 신기하고 좋다’, ‘즐겁게 하라’고 하셨다”며 “오늘 경기가 끝난 뒤 (성용이 형이) ‘데뷔 축하하고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포옛 감독은 복귀한 옛 제자를 향해 “전반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기성용이 돌아와 기쁘다”고 응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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