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흑백요리사에 이어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등 미식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을 기록하며 미식은 대중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인기 맛집은 예약 앱 ‘캐치테이블’에서 오픈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미식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러한 미식 열풍은 단순한 식문화를 넘어 여행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19일 ‘오픈서베이 해외여행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MZ세대로 불리는 2030 세대는 ‘미식’과 ‘맛집 탐방’을 여행 계획의 주요 테마로 꼽았다. 미식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여행지 선정과 전체 일정을 결정짓는 핵심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세계 각국의 맛을 담은 제품과 다양한 오프라인 체험을 통해, 이른바 ‘맛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미식 오디세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국적인 맛과 정서를 담은 스낵부터, 현지 레시피를 반영한 간편식, 주류까지 소비자들의 입맛과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링글스는 지난달 세계의 시그니처 치킨 요리를 모티브로 한 한정판 2종을 출시했다. ‘캐리비안식 치킨맛’과 ‘매콤달콤 한국식 닭강정맛’이 그것으로, 여름철 입맛과 감성을 동시에 저격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미식 여행’이라는 테마 아래 세계 각지의 로컬 맛집 메뉴와 시그니처 요리를 탐색하는 여정에서 출발했다. 특히, 오랜 시간 현지인들에게 사랑받아온 치킨 요리 2종을 선정해 프링글스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감자칩 한 통에 담긴 다채로운 풍미는 집에서도 세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색다른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미식 오디세이’는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백화점, 편의점, 주류 전문 매장 등에서 세계 각국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와 테이스팅 부스가 등장하며, 현지 분위기와 맛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배우 류수영이 출연 중인 요리 유학 예능 ‘류학생 어남선’에서 탄생한 ‘류학식 팝업스토어’는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각국 현지 레시피에 그의 감각을 더한 ‘류학 레시피’는 이번엔 이탈리아 시칠리아를 테마로 20일까지 선보인다.
이마트는 한일식품, 연희동 일식 전문점 ‘카덴’과 손잡고 정호영 셰프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냉우동과 메밀 냉소바를 출시했다. 고소한 들기름과 상큼한 유부가 어우러진 이 제품들은, 무더운 여름 집에서도 색다른 미식 여행을 가능케 한다.
신세계L&B는 스페인산 발포주 ‘코퍼윅(KOPERWIEK)’을 전국 GS25에 선보이며 유럽 현지 재료의 풍미를 담았다.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고품질 보리로 만든 이 제품은 진하고 부드러운 맛에 은은한 단맛을 더해, 소맥 페어링 등 MZ세대의 다양한 음용 취향을 겨냥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7월 초 서울 성수동에서 ‘아사히 트래블바’를 운영했다. ‘술과 함께하는 세계 여행’을 주제로 한 이번 팝업스토어는 도쿄, 알자스, 멜버른 등 국가별 테마존을 구성해 시음, 향 체험, 게임, 푸드 페어링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여행, 콘텐츠, 그리고 식탁까지. 전 세계의 맛과 향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국적인 향신료와 현지 재료가 낯설지 않게 다가오고, 세계 곳곳의 미식 경험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지금. ‘미식 오디세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적 경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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