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보자에 소명기회 주며 정책 질의…이진숙, 논란에 '90도 사죄'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6일 국회 교육위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이 후보자의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자녀 조기 유학 문제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의 도덕성 등을 문제 삼으면서 공교육 책임자로는 부적합하다고 몰아세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질의에 집중하면서 이 후보자의 업무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 김대식·서지영 의원은 후보자의 자녀 조기유학 사실을 맹공격했다.
김 의원은 5만원권과 5천원권 지폐를 들어 보이며 "우리 부모들은 (지폐 모델인)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선생님을 보면서 '어렵고 힘들고 배고픔이 있지만 견디면서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여망으로 오늘날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표를 가슴에 안고 울기도 웃기도 하고, 교회와 절에 가서 우리 자식 한 점수라도 더 올려달라 애원하는 경험을 하신 분이 공교육 책임자가 돼야 한다"며 이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 의향을 물었다.
서 의원은 "후보자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기 자식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대한민국은 선택의 자유가 있기에 본인 돈으로 하신 건 괜찮다"면서도 "공교육 수장이 될 때는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자 자녀가 졸업한 미국 사립고교·대학교 학비가 총 1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후보자 외에 그 어느 누가 이런 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겠느냐. 후보자는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민전 의원은 논문 표절 의혹을 추궁했다.
그는 "(제자 논문에) 본인이 1저자를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고 연구 윤리에 맞지 않다"며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을 저격했다.
이에 대응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관련 의혹 등을 소명할 시간을 주면서 교육 정책 방향과 교육관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까지 하고 두 자녀를 키우며 여기까지 온 것은 대단하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주변을 잘 못 챙길 수 있다"며 후보자를 격려했다.
이 후보자는 김 의원이 각종 논란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실수가 있었던 점에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과거 막말 논란을 겪었던 김준혁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거론하며 이 후보자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여야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자료 제출, 증인·참고인 채택 등을 놓고 45분간 공방을 벌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제출 요구된 427건 자료 중 19건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통계상 95.6% 자료 제출했다"면서 "역대 후보 중 가장 높은 제출률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하자 야당이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자격도 안 되는 후보 방어하시느라 정말 안쓰럽다"고 말하자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인사청문회 시작도 전에 '자격도 안 되는 후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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