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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보자들 의혹 논란인데 “대통령님 눈이 너무 높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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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3 22:57:13 수정 : 2025-07-13 22: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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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정부 1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제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다”며 인사 추천 소회를 밝혔다. 강 실장은 “‘와 정말 딱이다’ 싶은 분이 대번에 찾아진 적도 있었고,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한숨을 쉬는데 정말 찾아져서 놀란 적도 있었다”며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추천한 인사들”이라고 자평했다. 여러 후보자의 논문 표절과 보좌진 ‘갑질’ 의혹, 농지법 위반 같은 결격 사유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데 후보자 추천을 책임진 인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통령의 안목을 치켜세우며 자화자찬부터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제자 논문 표절 의혹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은 기본적인 인사 검증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의심케 한다. 이 대통령은 이진숙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추천받은 것인데,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딱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자격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명의 낙마도 없다”는 입장이니 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후보자들이 해명과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이유도 민주당이 자기편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도덕성 검증 청문회는 비공개로 실시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 실장의 “후보자들이 가진 수많은 빛나는 장점들에 조금 더 집중해주셨으면 하는 욕심도 감히 있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의 이런 행태는 인사청문회 제도의 취지를 곡해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되고 대상이 확대된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 핵심 원리인 권력분립과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공직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자는 것이다.

여당은 과거 야당 시절엔 가만히 있다가 정권을 잡고 나서 인사청문 제도를 바꾸자고 한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여당 내부에선 “단 한 명이라도 낙마하면 대통령과 정부에 누가 된다”는 말도 나온다. 잘못된 생각이다. 여당이 ‘부적격’ 후보자를 감싸고 도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짐을 지우는 일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후보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걸러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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