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7월 둘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충남 금산군 금강에서 물놀이하던 20대 4명이 숨졌으며 경기 광주시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여성이 행인들 위로 떨어져 3명이 숨졌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했다.
◆ “갑자기 친구들 사라졌다”…금강서 물놀이하던 4명 사망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19분쯤 충남 금산 제원면 천내리 금강 상류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실종된 20대 4명이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숨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물장구치며 놀던 4명이 갑자기 사라지는 장면을 확인했다.
숨진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물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교 동창 사이로, 유일한 생존자인 1명은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나머지 일행이 실종된 것을 깨닫고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실종됐던 금강 상류는 중심부 수심이 깊어 수영선수도 빠지면 쉽게 헤엄쳐 나오지 못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수심이 불규칙하고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빨라 과거 사망 사고가 잦았던 터라 금산군은 이곳에 ‘수영금지’, ‘깊은 수심 주의’라고 쓴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입수금지 구역임을 안내해왔다.
◆ 옥상서 추락한 10대女에 깔린 모녀…딸 이어 엄마도 사망

경기 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의 한 상가건물 옥상에서 추락한 10대 여성이 행인들 위로 떨어진 사고의 사망자가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사고는 지난 7일 오후 2시36분쯤 시내 한 13층짜리 상가건물 옥상에서 A(18)양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A양은 같은 날 상가건물에 있는 정신과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이 추락하면서 당시 거리를 지나던 모녀 40대 B씨와 C(11)양, 20대 남성 등 3명의 행인을 덮쳤다. C양은 사고 직후 사망했고, A양 또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같은 날 저녁 숨졌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다 이튿날 사망했다.
C양은 테니스 유망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9일 입장문을 통해 C양을 애도하며 “씩씩한 소녀 선수였다. 지난 소년체전 선발전에서 탈락하고도 ‘내년에 제가 꼭 갈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하는 친구였다”며 “순창 주니어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속상하고 안타깝다. 유족께 깊은 애도의 마음 전한다”고 밝혔다.
◆ ‘체온 40.2도’…첫 출근날 앉은 채 사망한 20대 근로자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24분쯤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20대 남성이 숨졌다. 앉은 채 의식을 잃은 남성을 발견한 동료가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남성은 사망 후 몸이 굳는 사후 강직이 진행된 상태였으며 체온은 40.2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날 첫 출근을 했던 그는 퇴근 전 동료들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비운 뒤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구미의 낮 최고기온은 37.2도로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관계 당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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