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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 테니 더운데 얼른 들어가세요”… 비상금으로 노점 할머니 도운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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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0 11:06:02 수정 : 2025-07-10 11:15:12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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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가 살게요. 빨리 들어가세요.”

 

연일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점에서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 비상금을 사용한 한 중학생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7일 동두천중 남학생이 노점에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모습. SNS 캡쳐

9일 경기 동두천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하는 옥모 군(14)은 지난 7일 하교하던 중 도로변에서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를 마주쳤다. 옥 군은 도롯가에 펼쳐진 농작물을 허리 숙여 들여다보다 “(할머니) 이건 어떤 채소 입니까”라며 말을 건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할머니 곁에 머물던 옥 군. 그는 잠시 후 인근 상점에 들러 현금을 찾아왔다. 그리고 수중의 용돈 5만 원 중 3만 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이 돈은 옥 군이 한푼 두푼 모은 ‘비상금’ 이었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부추·콩 등 채소를 챙겨주려 했으나, 옥 군은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할머니가 계속 ‘가져가라’고 권하자 옥 군은 강낭콩 한 봉지만 받았다. 다른 채소는 판매하라는 것으로 읽힌다.

 

옥군의 선행은 인근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주민이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조회수를 80만회를 넘겼다. 5만8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옥 군은 이날 날씨가 더워 할머니가 물건을 빨리 팔고 댁에 가서 쉬셨으면 하는 마음에 비상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의 권유에 마지 못해 강낭콩 한 봉지를 들고 떠나는 동두천중 남학생.

옥 군은 SBS와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한여름에 햇빛 맞으면서 장사하시는 게 안타까웠는데 5만원짜리 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근처 가게 들어가서 돈을 1만원으로 바꿔서 3만원 정도를 드리고 할머니한테 안 받아도 된다고 했는데 할머니가 하나는 가져가도 좋다고 하셨다”며 “살면서 딱히 착한 일을 많이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좋은 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윤태숙 동두천중학교장은 “선한 영향력을 펼친 옥 군에게 폭풍 칭찬을 해줬다”며 “하계 방학식 날 전교생 앞에서 모범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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